간만에 읽어보는거 같다. 국내소설을.. 언제부터인가 정서적으로 일본소설쪽이 맞아 그쪽으로 많이 치우친거 같아 씁슬해졌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현대작가의 책들은 잘 안 읽힌다. ㅡㅡ;
어느 지식인의 서재에서 본 새의 선물.
소개란에 혹해서 책을 꺼내들었다.

60년대에 12세의 어린아이로 바라보는 세상
3살때 정신병을 앓던 어머니가 기둥에 묶어두고 나간 후 목을 매어 외할머니의 댁으로 와서 살게 된 진희
진희, 진희의 외할머니, 이모를 중심으로 외할머니댁에 세들어 사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없는 아이. 그것보다 정신병을 앓았던 엄마때문에
진희는 너무도 어린나이에 이미 성숙해버렸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로 구분해서 생활하는 진희
자신이 세상에서 상처를 덜 받기위해 무슨 일이 생기면 우선 진희는 보여지는 나로 행동하면서 바라보는 나로 그것을 바라보고 상처 받을 일이 생기면 보여지는 나가 상처를 받고 바라보는 나는 그것을 달랜다. 아니 상처를 덜 받는다.
세상에서 상처를 덜받기위해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바로 구분해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순간 순간에 따라 내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 
어린 나이부터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 안타까웟다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가 나뉠 수 있다는건 행복한 일로도 보였다. 세상에 따라 내가 상처받지 않게 나뉠 수 있으니 말이다. 진희가 그렇게 어리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삶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삶에 관심없는 듯하고 막 행동하지만, 삶에 관심 없고 무관심한 사람일 수록 삶에 성실하다는 말이 있다. 어쩜 맞는 말같다.
난 삶에 관심없고, 그저 주어진 이 시간이 너무 많은 듯도 하고 너무 없는 듯도 하고 시간이 그냥 흘러가버리는 거 같고, 그 시간을 활용할 줄 모르는데.. 그런 나인데.. 어쩜 난 삶에 너무 집착하고 너무 많은 꿈을 꿔서 그 꿈이 꿈이기만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겟단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세상을 탓하는 걸지도..

진희네 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각각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는데.. 난 광진테라 아저씨같은 인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향해 불만을 토하고 세상이 날 버린 듯하다고 말하지만.. 세상을 향해 소리만 칠뿐 나아질 노력을 안하니 말이다. 

어린 나이에 많이 알아버려 너무 커버린 듯한 진희... 어린 진희는 세상을 많이 알지만 그 세상에 관심 끊고 비딱하지 않은채 모든 일에 성실한 모습이 오히려 날 반성하게 했다.

책을 어린아이를 통해.. 어린아이를 중심으로 써진 이 책.. 이 작가의 글체가 너무 좋았다.
다른 책들은 어떤 느낌으로 쓰여졌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