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는 이제껏 그 누구도 초대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눈을 뜨고 뒷통수에 솟은 가시 사이를 긁적이고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편지를 썼다.

보고 싶은 동물들에게

모두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안 와도 괜찮아.

동물들이 이 편지를 읽고선 '고슴도치는 누가 자기 집에 오는 걸 절대 바라지 않을 텐데...' 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아니면 '빨리 당장 가 보자.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바뀔지도 몰라... 고슴도치는 항상 뭔가 다른 걸 원하잖아...' 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모르겠다'

고슴도치는 편지를 찬장 서랍에 넣어 버리고 고개를 저었다. '편지는 안 보낼 거야' 지금은 아니야.

나도 내가 무서운가 봐. 이 가시들 때문에...

가시들은 참 이상해. 겁을 주잖아!

고슴도치는 담요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편지를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도 알 수 없었다.

나는 이상해. 겁을 주고, 외롭고, 자신감도 없어. 내겐 가시만 있어.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아와 주길 원하면서도 또 누군가 오는걸 원하지 않아...

나는 대체 어떤 동물이지!

고슴도치는 잠자리에 들었다.

누군가 초대해서 같이 차를 마시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싶기도 하지만 내 모습때문에 망설여지고

누군가가 와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계속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다.

누군가 초대한 뒤 그가 방문하는 상상을 계속 하는데.. 그의 상상속 방문친구들은 하나같이 그들 자신의 이야기와 행동만을 한다.

누구도 고슴도치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고슴도치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고슴도치는 차라리 아무도 안오기를 그리고 그들도 자신을 방문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계속 누군가를 초대하고 자신을 방문해주길 원하면서도 고슴도치는 누구에게도 초대장을 보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이 와도 도망칠 생각만을 한다.

누군가 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항상 외롭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의 모습대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고슴도치

고슴도치는 꿈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방문하는 꿈을 계속 꾼다. 그리고 꿈속에서 계속 누군가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그들이 방문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결국 고슴도치는

어쩌면 편지를 좀 다르게 써야 할지도 몰라. 고슴도치는 생각했다.

보고싶은 동물들에게

아마 너희는 조만간 우리 집에 오려고 했을 거야.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아니면 지금까지 아무도 우리 집에 와 보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해서일 수도 있겠지

우리 집에서 어땠는지 모두에게 이야기해 줄 수도 있을 테고

그럴 계획이었다면 안 오는게 좋겠어.

나는 누군갈 편하게 해 주지 못해.

내겐 가시가 있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느느지도 몰라.

춤을 추지도 못하고 노래도 못 불러

내가 끓인 차는 내가 먹어도 맛이 없어.

그리고 찬장에 있는 케이크는 오래돼서 검게 변했어.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 오지마.

고슴도치가

고슴도치는

어쩌면, 사실은 아무도 오지 않길 바란다는 사실을 깨달으려고 누군갈 초대하려 했는지도 몰라. 고슴도치는 생각했다

고슴도치는 어느날 다람쥐가 방문했다.

다람쥐는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방문했다.

그리고 그와 차를 마시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같이 앉아 차를 마시고 다람쥐가 가져온 꿀과 고슴도치의 꿀을 먹으며 앉아있었다.

그저 서로 같이 있기만 한 존재. 그에게 그런 손님이 찾아 온 것이다. 일부러 초대하지 않아도 방문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고슴도치를 고슴도치 그래도 보는 친구. 그리고 조만간 또올께. 즐거웠어라고 말해줄 친구.

어쩌면 고슴도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리고 초대하지 않아도 그냥 방문해 줄 친구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는 외롭게 혼자 있는 자신도 좋았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누군가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항상 혼자도 좋고 외롭지만 이 외로움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날 봐주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외로운것도 좋지만 그런 사람이 있는 것 또한 좋은 것이 아닐ㄲ?

책을 읽는 내내 동화인데 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이해하는게 동화의 내용이 맞는지 틀린건지 모르겠다.

뭐 꼭 정답이 있는건 아니니깐

그저 내가 느낀대로 생각하는게 답일거같지만...

동화책은 너무 어렵다. ㅠㅠ 그래서 책이 얇고 그런데도 이런 저런 생각때문인지 읽히는게 참 어렵다란 생각이 든 책이었다.

삽화도 너무 귀엽고 표지도 너무 귀엽고 하는데 말이다.

고슴도치의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