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사람이 느끼는 감정, 생각, 경험하는 것들 중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극히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때로 타인의 말이 혹은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고 "말로 형언할 수 없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자주 사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내내 느낀 것이 그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군더더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상황을 묘사할 뿐이다. 그리고 그 장면, 그 상황을  '당신 마음대로 느끼세요'라는 듯 무심결에 던져준다.

 

이 소설은 몇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책 제목인 '너무 한낮의 연애'는 어느 중년에 접어든 남자가 어떤 계기로 과거 한때 사랑했던(?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경험과 조우하게 된다. 그러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담백했지만 나름 격정적이었던 과거 경험을 회상한다. 그 회상의 끈이 되는 것은 여자 주인공이 만들었다고 여겨지는 연극이다. 한낮에... 대낮 점심시간에 아무말 없이 그저 바라만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그런 연극.... 철저히 짜여져있지만 어떤한 언어적 표현도 담고 있지 않은 그런 연극...

그 안에서 묘한 위안을 받으며 과거를 더듬는 사람..

 

그 외에도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간결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다만 그 인상이 무엇인지 말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

 

말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

그건이 이 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