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면 떠오르는건 중, 고등학교때 국어시간에 시를 배웠던 기억이다.

밑줄 긋고 그 언어가 무슨 기법인지(은유법, 활유법 등등), 주제는 무엇인지, 소재는 무엇인지를 배웠고 외웠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외우다보니 그 시를 감상할 시간적, 정서적 여유가 없었고, 그러다보니 시는 그저 학습의 대상일 뿐이었다.

 

대체 시를 왜 배워야 하는거야?!!!! 라는 툴툴거림...

 

그리고 대학에 와서,

사회 생할을 하면서 가끔 접하는 시를 가만히 보다가 곱씹다가 그러다가 눈물이 흐르기도 하는 일을 겪으면서

시라는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한동안 시를 멀리 하다가 얼마 전 모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정재찬 교수의 시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움직여 이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아.. 내가 정말 시를 잊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저자가 제시한 시를 읽고 또 읽고.. 느껴보고.. 그리고 한참 후 저자의 해석도 보고...

그래서 일주일을 넘게 한 권의 책을 들고 다녀야 했다.

그리고 시를 베껴쓰는,, 사춘기적 감성을 되살렸다.

 

불혹의 시기에..

그동안 사회 과학에 찌들어 살던 내가.. 시를 보면서 뭉쿨한 마음에 내 삶을 돌아보고

시 한 글귀를 읽고 또 읽고 베껴 써보고...

한동안 잊고 있던 감성이 깨어난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지고, 세상이 조금 더 재미있어진 것이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다시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고,

가난한 사람의 노래를 들으며 젊은이의 울분을 느껴보고,

갈대의 흔들림을 보며 내 맘을 다잡고,

다른 사람의 사랑 노래를 보며 같이 가슴 떨려 하기도 하고 말이다.

 

시를 안다는 것은 죽었던 내 감성을 깨우는 일이요..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것이요,

타인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것을 알려준다.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시의 주제가 아니라 시를 대하는 태도를 가르쳐야 하는 것이고,

시적 감수성을 길러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