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은 이 그림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온갖 두려움을 가득 찬 세상에서 아이가 버티려면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온전히 받아주는 어른들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서로 사랑하고 도우려는 순수한 마음이 두려움을 이겨 내는 가장 큰 힘이라고"

     - 숲속에서 중-

 이제 20개월이 된 아들에게 어떤 그림책을 사주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집어들었습니다. 많은 그림책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이 안에서 괜찮은 놈으로 사서 아들 사줘야지'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기 전에 기대한 것은 당연히 "인지 발달에 어떤어떤 책이 어떤 어떤 이유에서 좋고, 몇 세 부터는 표상 능력이 생기니까 어떤 어떤 책이 어떤 이유에서 좋습니다"라는 식의 출판사의 책 소개 목록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저의 그런 기대를 여지 없이 무너뜨렸습니다.

이 책은 아동의 발달이 어쩌고 저쩌고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불확실하고 거대한 세상과 마주하면서 느끼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세상은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인정받고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

상상의 바다 속에서 헤엄치다가 돌아왔을 때 든든하게 나를 반겨주는 엄마를 기대하는 마음.

슬프고 화가나는 것을 어찌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괜찮아"라는 마음으로 견뎌주는 부모님을 기대하는 마음....

그림책은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아이와 같은 어린이 주인공이나 곰, 고양이 등의 동물을 통해 드러내고, 그리고 위로해줍니다.

참 따뜻하게 감싸주고 어루만져줍니다.  

이 책의 묘미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과정에서 내 마음도 치유된다는 점입니다.

나 역시 어린아이였던 시간이 있었고, 나 역시 두려움을 겪고, 불안해하고, 화를 주체하지 못하서 발을 동동 굴렀던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혹시 엄마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그래서 버림받지 않을까 무서워했던 시간이 있고, 다락방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많이 자라서 그런 마음을 지닌 어린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불안감, 긴장감이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뭉쿨한 마음이 들고 울컥한 것은 그러한 불안감을 이 그림책이 살살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저를 위해

소개된 그림 책 몇 권을 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