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가인 안톤 체호프의 단편이 수록된 책.

 

세상에 대한 씨니컬한 해학과, 인간이 지닌 취약한 본성을 맛깔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소개된 단편은  "굽은거울". '나'증조 할머니가 집착하던 커다란 굽을 거울을 아내에게 설명한다. 굽어서 자신의 얼굴이 비뚤게 보이는 거울에 왜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며 아내에게 보여주자 아내는 이내 거울에 미친듯이 집착하기 시작하고, 거울을 자신의 몸에서 떼어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알수 없는 나는 아내가 거울을 보는 모습을 힐끗 쳐다보니, 거울안에는 매우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이 있었다. 못생긴 아니의 코, 입 등 얼굴을 비뚤어놓자 아름다운 여인이 된 것이다.

 

다른 단편인 어느 관리의 죽음. 오페라 극장에 간 관리는 재체기를 하다가 앞에 앉은 장관의 머리에 침을 튀었고 사과한다. 장관은 아무렇지 않게 사과를 받았지만 영 꺼름찍한 나는 장관을 찾아가 반복적으로 사과하고 관리는 귀찮음에 화를 낸다. 이에 자신의 사과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사과하고, 화가 난 장관이 소리를 지르고 집으로 돌아와 죽고 만다.

 

이 두 편의 단편은 체호프가 그리고자 하는 인간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인간이 자극을 자신의 멋대로 해석하면서 느끼는 단절, 비뚤어진 욕망의 충족 등이 웃기지만 슬프게, 흔히 말하는 웃프게 그려져 있다.

 

개를 데리고다니는 부인 역시 인간의 모순적이면서 역설적인 삶의 단편을 잘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