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떡하니 2009년 몇 월 인쇄본이란 문구가 보이는데, 사전은 최근에
찍어낸게 중요한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개정된게 언제인지가 중요하다.
개정하더라도 생색내기로 편집만 조금 바꾼다던지 단어만 대충 추가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도 문제지만 말이다.

아직까지 잘 팔리는 걸 보니, 인기가 있는 사전임에는 분명하나, 도대체
개정은 언제하는 것인지... 아마도 예문이 많다고 입소문이 나서 혹은,
사전분야의 선두주자중 하나인 일본판을 (저작권을 주고) 베낀 것이란 
소문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개정판이 나와야 할 시기가 한참은 
지나보인다. 아니면, 절판하던가..

본인은 신조어/새의미/새표현 신봉자는 아니다. 어차피 그런 것들은, 새로운 
사물/현상/사건 등이 한순간 유행하면 쓰였다가 그 생명력을 다하면 사라지기 
마련이라... 물론, 살아남는 것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것보다 표제어 선정, 한글 대응어의 적절성 및 pragmatics/어법/예문 등이 
충실하고 현대영어를 잘 반영하고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만한 부피의 사전이라면 학습자용 영영사전(보통 8만~10만 단어)
에 나오는 단어들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몇가지 들자면, bling bling, soccer mom, bird flu(avian flu), digerati, 
glocalization, prequel, life coach 등인데 하나도 없다.

물론, 사전 겉표지의 신조어/새로운 의미 보강이란 광고대로, 통신/환경 관련 
중심으로 어휘 및 의미들이 보강되기는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수도 많지 않고, 표제어에 단어 뜻풀이만 단 것이 고작이다.
눈가리고 아웅이란 말이지...

더불어, 다른 동급의 영한사전이나 영영사전에는 거의 다 나오는 품사, 패턴 및 
어법 설명이 빠진게 많아 보인다.  일일이 따지자면 그 반대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부실해 보인다.

몇가지 예를 들면,
e-mail 의 경우 동사로도 쓰이는데, 명사만 제시하고 있다.

economize, eavesdrop 은 자동사/타동사 모두 가능하다고 나오지만 실상은 주로 
자동사로 쓰이며 목적어를 동반할 땐, economize (on) food(미국영어에선 타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eavesdrop on their conversation 에서 보듯 on 이란 전치사를 수반하는데 
설명이 전혀 없다.

project 가 동사로 쓰일 때 예측(상)하다란 의미가 있으며 그 빈도상 최소한 2~3번에 
와야 한다. 하지만 저 밑 8번에 뜻만 나와 있으며 project that 절, 
project sb/sth to be/do sth, project sth at sth 등의 흔한 패턴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allege 의 경우 allege sth as sth 의 구조만 제시했으나, 실제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위의 구조는 보기 힘들고 allege that 절 이나 allege sb/sth to be/do sth(거의 수동태) 
형태가 대부분이다.  같은 출판사의 e4u 영한사전은 allege sb/sth to be/do sth 구조가 
보이는데, 이 사전은 왜 그대로인지 모르겠다.

몇몇 영한사전들도 문법적 연어 중 동사의 패턴정보는 손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사전은 사전 편집하는 주체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어떤 정보 및 자료를 이용해 
사전을 만드는지 잘 밝히지 않기에 모르겠지만, 영영사전은 편집 주체를 명확히 밝히며 
주로 corpus 를 이용해 사전을 만들기에 표제어 선정/ 구동사, 이디엄 선정 / 의미 배열 
심지어는 패턴 정보/문법적, 의미적 연어 등도 빈도순에 의거해 나열하는 경향이 짙다. 
그 corpus 가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믿을 수 있는 자료라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다. 외국어 학습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실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방대한 사전 내용 중에서  실제 말이나 글에서 먼저 조우할 가능성이 큰 
어휘/표현/구조/연어를 먼저 익히는 것이 당연히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막말로, gay(형용사) 의미 1번으로 나오는 명랑한,쾌활한 등... 백날 외워봐라.. 별 도움 
안된다. old-fashioned 한 의미로 곧 사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 아는 가장 흔한 뜻은 
마지막 5번에 처박혀 있다. 미국속어???? 란 설명과 함께...
어느 시절 얘길 하고 있는지...

물론, 이 빈도라는 것도 학습목표(관광/회화/ 유학/ 무역 등)에 따라 그 중요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다른 어휘들도 찾아 보니 전반적으로 볼 때, 빈도순에 따른 의미 배치도 다시해야 할 듯 
싶다. 기존 내용을 그대로 둔 채, 어휘/의미만 보강한 것이 문제인 듯 싶다.

사전은 새로운 내용의 보강도 중요하지만 가지치기도 정말 중요하다.
기존 내용 중 해괴한 한글 대응어들(특히 국적불명의 일본식 한자어들), 폐어 및
죽은 혹은 활용도 떨어지는 의미나 표현들, 읽어도 이해 안 되는 유의어 비교 설명,
잘못되거나 구식인 문법 및 어법 설명, 생전 가야 써 먹을 데 없는 구닥다리 예문
등은 과감히 솎아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 영한사전들은 특히 "우선 순위를 정하는 작업" 이  딸린다. 차고 넘치는게 
영문인라, 자료는 충분할 테지만 결국 그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사람인지라 쉽지 않은가 보다. 아님, 연구를 안하거나...
개인적인 판단엔 단어수 및 의미의 방대함, 의미 배치 등으로 보건데,  
원어민용 영영사전(주로 미국계의 대사전류)이 즉, 그들에겐 국어사전이 그 모태가 
아닌가 싶다. 

원어민들이 보는 영영사전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EFL 환경에서 영어를 배우는 한국과 
같은 나라의 영어사전은 편집의 접근방식이 철저히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어??도 이젠, 생생한 살아있는 등의 수식어를 붙이기엔 
좀 민망해 보이기까지 한다.  예문 수도 글쎄... 요즘 나온 영한사전 중
에 더 많은 사전도 있으니 메리트가 없고...

사전 출판 작업은 기본적으로 방대한 인원/비용/시간이 들어가기에 사업적으로 돈이 
안된다는 점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듯 싶다.  전자사전의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사전 판매지수를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회화책이라면 고작 4~5문장, 수험서라면 1~2문제로 한 페이지씩 채우고 300
~400 페이지 얼추 맞춰서, 15000~20000원 받아먹으니 말이다. 텝스가 가장 심한 듯 하다.

시험은 봐야지.. 책은 있어야지...
아무리 허접하게 내놔도 어느정도는 팔린단 말이지...

이야기가 좀 샜는데, 시사영어사라면 그래도 인지도 있는 출판사 아닌가? 
대충 단어 조금씩 추가하는 식의 장난은 그만하고 제대로된 개정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귀사의 e4u 영한사전은 겉포장은 바꿨지만 내용은 아직 2001년도판 그대로던데, 
finish ~ing 구문은 어째서 아직도 빠져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나같은 아마추어도 당연히 아는 것을... 명색이 사전 편찬자들인데, , 어법을 뺄게 
있고 안 뺄게 따로 있지 어떻게 저 구문을 빼 먹을 수 있나?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여 조심하라.
여러분이 시중에서 보는 책들 중에, 기존 내용은 그대로 인 채, 겉표지나 편집, 제목만
바꾼 후 재활용되는 교재들도 부지기수라는 사실을... 개정판이라고 내 놓는 
것들도 실상은 거의 전판이랑 똑같다는 사실을.. 진정한 개정판은 별로 없다.
내용이 좋으면 뭐 계속 찍어내도 상관 없지만 말이다. 
신조어/새뜻/ 문법,어법상의 느린 변화들을 빼면 영어도 기본은 변하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