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짐이 많으면 여러모로 수고와 비용이 많이 들어 어느 순간부터 미니멀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미니멀 생활을 추구하는 책을 보면 거의 대부분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불필요한 것들을 일단 미련 없이 다 버리고 쇼핑을 하지 말라는 식의 내용이다.
하지만 물건을 잘 못 버리는 사람이나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조언을 들어도 실천에 옮기기가 힘들다. 차츰차츰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면서 단순하게 정리정돈이 쉬운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 책은 일본의 인스타그래머와 블로거 24인의 미니멀 생활 기록을 모아놓은 책으로 미니멀 생활을 위해 집안의 물건들을 다 갖다 버려라는 식으로 충고하기보다는 책의 표지에 쓰여있는 문구처럼 <최소한의 물건으로 단순하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나답게> 살자고 이야기한다.
책에 소개된 사람들의 집과 삶을 그들이 올린 사진과 글로 엿볼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집을 그중에서도 특히 주방 쪽과 욕실을 정리하고 싶은 자극을 제대로 받았다.
미니멀 생활의 첫걸음이 바로 정리정돈일 텐데 이들의 주방은 정말 깔끔 그 자체였고 항상 바라왔던 모습이었다. 이번에 새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정말 정리정돈이며 청소까지 완벽하게 해서 갑자기 손님이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현관문을 열 수 있는 집 상태를 유지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다른 할 일이 많다는 핑계를 대면서 또 어느 순간부터 흐트러져버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주방을 정리정돈에 들어갔다. 싱크대 위에 나와있던 세제며 핸드워시 제품들부터 수저통 등을 싹 다 싱크대 안으로 집어넣어서 책에 나오는 사진 속 주방처럼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으니 깔끔하면서도 정말 청소하기가 수월했다.
이어서 욕실에도 여러 가지 종류의 세제 통들을 버리고 정리하고 나니 그동안 눈에 거슬렸던 것들이 없어져서 그런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아닌가. 책에서 본 대로 꽃나무 가지 채 화병에 꽂아 자연을 고스란히 집으로 들여놓으니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었다. 꽃송이 몇 개씩을 따서 예쁜 유리그릇에 담아 욕실에도 주방에도 놓아두니 씻을 때도 설거지할 때도 이쁜 꽃을 봐서 그런지 즐거웠다.

새로 입주한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사람들을 새로 사귀게 되고 집에 초대받아 가보면 똑같은 평형의 같은 구조의 집인데도 집집마다 분위기나 스타일이 전혀 다르고 심지어 어떤 집은 넓어 보이는 반면 어떤 집은 좁아 보이기까지 했다. 넓어 보이는 집은 일단 가구가 별로 없거나 가구 사이즈가 작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는 반면 좁아 보이는 집은 가구나 가전제품들이 많고 사이즈도 컸다. 그리고 인테리어 소품이나 장식이 많고 드러나보이게 진열해놓으면 처음 볼 때는 우와~하고 감탄하게 되지만 집이 답답해 보이는 단점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청소방법부터 청소 습관까지 배울 점이 많아 하나씩 차근차근 따라서 실천하면서 미니멀 생활을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