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에 들렀는데 마침 타임세일을 하고 있었다. 평소 두마리에 5천원이던 오징어를 같은 값에 한마리 더 얹어주는 식으로... 생고등어 세일을 하는데 마리당 천원씩 판다고 했다. 각 매대앞에서 물건을 고르고 한가롭게 장을 보던 사람들이 생선코너 앞으로 돌진한다. 선착순 10명에게만 마리당 천원씩 준다고하니 관심있는 사람들이야 당연한 반응일터였다. 
10초쯤 강등했다. DNA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이니 이참에 살까? 

결국 나는 생선코너 앞으로 가지않고 야채매대에서 감자와 당근을 조금씩 샀다. 평소 즐겨 먹지않던 생선이라 고등어를 생각하니 코끗에 비린내가 확 끼치는 느낌 때문이었다. 우리집에서도 전엔 가끔 고등어 구이를 식탁에 올리곤 했었다. 채식하는 남편의 영향으로 비린내 나는 생선을 멀리했더니 언제부턴가 아이도 비린내가 난다며 싫다고 했다. 당연히 생선코너와 인연이 멀어졌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편하게 받아들인다. 그건 음식뿐 아니라 음악도 마찬가지다. 

평소 FM93.1에 주파수를 맞춰놓고 차로 이동할 때 클래식을 듣거나, 95.9에서 사람사는 세상의 여러 소식들을 접하곤 한다. 그리고 집에서는 주로 올드팝송이나 영화음악, 클래식, 가요 등 그때그때의 심리상태에 따라 골라 듣는 편이다. 내가 평소 듣는 음악중에 재즈는 없었다.

에미 마이어. 일본에서 팝재즈 싱어로 주목받고 있다는 그녀의 음반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지금까지 가끔 구경만하고 직접 먹어보지는 못했던 음식을 먹는 느낌이랄까. 굉장히 서구적으로 생긴 그녀가 일본계 미국인이란 사실에 놀랐다. 아들과 같이 이 음반을 감상했는데, 자켓을 보여주지 않고 물어보니 "혹시 흑인아니예요?"한다. 목소리에서 그런 느낌이 난다고... 그 후 자켓의 사진을 보며 의외라는 듯 어깨를 의쓱해보였다. 
음악을 감상하며 약간 허스키한 보이스가 재즈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미모의 그녀가 노래면 노래, 악기면 악기 모두 다재다능하다고 하니 샘이 난다. 듣고 있으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고 흥겨워진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재즈의 맛이 참 독특하고 새롭다고 느낀다. 
에미 마이어가 들려주는 허스키한 매력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이 음반을 추천한다. 
가끔 일부러 찾아 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러다가 더 자주 듣게될테고, 그럼 어느새 익숙한 것들의 명부에 올라있는 재즈를 만날 수 있으리라. 

 



EmiMeyer, 재즈, 더라임라이트뮤직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