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달이 배달되는 작은 소식지를 받아 보고 있다.
<건강의 벗>이란 이름으로 매달 발행되는 유한양행의 소식지다. 물론 무료다. 질병이나 건강에 관한 내용들이며, 독자들의 이야기도 가끔 실리는 작은 책이지만 생활속에서 자칮 잊고 지나칠 수 있는 여러 정보들이 꽉 차 있는 알찬 소식지이다.
 
서평의 도입부에서 왜 <건강의 벗>이야기를 할까?
그것은 유한양행에서 제작해 무료배포하는 그 소책자가 기업의 이윤만을 위한 도구로 쓰이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버드나무의 꿈은 만화책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만화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면 좋은 부모라고 말하기 좀 부족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만화책이야말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완전 몰입하게 만드는 아주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마구 쏟아져나오는 만화책들 속에서 아이들의 교육적, 정서적 성장에 도움이 될 책들을 선별하여 읽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부모야말로 아이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멋진 부모라고 생각된다. 
만화책만 읽는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만화책을 읽다보면 특별히 재미있거나 흥미로운 부분들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이가 질문을 한다거나 흥미를 보이면 그와 관련된 책, 만화책보다 조금 더 수준이 있는 책으로 추천해주는 방법이 아주 좋다. 아이의 독서습관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면서 풍부한 지적 호기심을 중족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책은 유한양행의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본명이 유일형인 그는 아홉살에 홀홀단신으로 미국으로 보내진다. 물론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긴했지만, 어린 나이에 이국만리 낯선땅에 던져진 그가 얼마나 두렵고 외로웠을지...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일제의 압제와 수탈이 극심한 국내에서 어린 아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그의 아버지는 갓 초등학생이 된 일형을 미국유학을 보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은 일형은 초지일관 성실하게 공부했고, 그가 속한 사회에서 인정받는 청년으로 성장해갔다. 스스로 학비를 벌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으며, 본토의 아이들을 리드하는 운동부 주장으로 활동하며 성실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장학금을 받게 된다.

대학.. 당시 유학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법대를 마다하고 상대를 선택한 그를 진심으로 격려하는 스승의 모습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유일한의 스승같은 멘토가 한사람만 있어도 세상살이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지리라.  

몸에 밴 성실함과 정직함 덕분에 그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을때조차 동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책임을 면하게 된다. 포드회장의 기업경영 이념을 본받아 기업을 경영하는 목적 자체가 개인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와 종업원의 것이다"라는 경영철학을 철저히 실천한 분이 유일한 박사다.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종업원 지주제도를 시행해 모두가 주인인 회사를 만들었으며, 10원짜리 한푼 속이지 않는 투명경영으로 확실한 세금납부로 우량 납세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불이 났을 때 소방서에 불을 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라면, 소방서에서 소방차를 사는 데 돈을 내는 것이 바로 국민의 납세 의무다." 
이런 정신으로 성실납세자의 의무를 실천한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는 정치자금만은 절대로 주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유학하며 뼈저리게 느꼈기에 가난때문에 학업을 계속 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유한학원을 설립해 교육사업에 헌신했던 그의 정신은 길이 남을 일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품은 너무도 간소해서 보는이로 하여금 큰 깨달음을 얻게 한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 몇 가지와 구두 두 켤레, 양복 세 벌이 전부였다고 하니 그의 검소함을 어디에 견줄 수 있으랴. 소유했던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하고 떠난 참 기업인 유한일의 일생을 들여다보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하나님의 대리자라고 하는 성직자들도 재산을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있고, 기업 못지않은 교회와 자금들을 자식들에게 상속하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가장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야할 성직자들이 하늘의 별처럼 떠받들리는 세상.... 
자식들이 평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재산을 물려주는 고위층의 행태를 볼 때, 유한일의 일생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같이 읽기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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