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 세계 걸작그림책중의 한권으로 마음속의 두려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 
다섯 살 어린 마메타가 주인공이다.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산 위 사냥꾼의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 마메타는 겁이 많아 밤중에 혼자 오줌누러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아이다. 당연하다. 어떻게 다섯살 아이가 한밤중에 문밖으로 나갈 수 있단 말인가. 특별히 이 책의 주인공인 마메타 뿐 아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개중인 어른일지라도 달빛을 제외한 어떤 빛도 없고 칠흑같은 어둠속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린 마메타에 대한 측은함이 많이 느껴진다.
마메타의 아버지는 곰과 싸우다 죽었다고 언급되어 있지만, 어디에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결국 마메타에게는 예순이 넘은 할아버지가 가족의 전부인 셈이다. 겨우 다섯살 나이에.. 

마메타의 오두막 앞에는 엄청나게 큰 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가을에 할아버지와 마메타가 가루로 만들어 떡을 쪄 먹을 수 있는 열매까지 떨어뜨려주는 아주 고마운 나무다. 그 나무에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모치모치 나무'다.
크고 우람한 둥치에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모치모치 나무엔 걸맞게 풍성한 가지가 뼏어있는데 이 가지들이 밤중에는 마치 귀신이 손을 내밀고 손짖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느날 밤, 할아버지가 끙끙 앓는 모습을 목격한 마메타는 잠옷바람으로 맨발에 찬 서리를 밟으며 오 리나 되는 산길을 달려 의사 선생님에게 간다. 왜 신발을 신지 그랬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서리가 발을 깨물어 피가 났다는 표현에서도 그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어떻게 아이들이 많이 보는 그림책의 내용을 섬칫하게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쓸 수 있느냐라는..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해도 허점이 있을 수 있고, 나에게 맞지 않을수도 있다. 누구나 좋은책이라고 평가하는 책인데 나에겐 별로라고 느껴지는 책들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책이냐 나쁜책이냐는 판단은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평가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마메타가 맨발로 서리를 밟으며 달려가는 모습에서 그 아이의 두려움과 극도의 불안, 긴박한 상황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산기슭에 사는 할아버지 의사의 등에 업혀 오두막으로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급해 의사 선생님의 허리를 발로 툭툭 차는 심정이 충분히 공감되었다. 온몸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할아버지가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어린 마메타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일 터였다.



그날밤, 마메타는 가장 용기있는 한 아이만 볼 수 있다는 환상적인 그림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모치모치 나무에 불이 켜지는 것>을 말이다. 칠엽수의 가지 사이사이로 보이는 별과 나무 뒤로 떠오른 밝은 달빛으로 인해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지만, 마치 밝고 환상적인 불이 켜진 것처럼 느껴지는 그림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할아버지는 의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자신에게 전부라고 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배앓이,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안될 사건앞에서 두려움에 떨었지만 결국 그것을 극복해 낸 마메타의 모습은 분명 예전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병환은 마메타를 성장시키는 이유가 되었고, 살면서 닥쳐오는 문제들을 하나씩 헤쳐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아직은 한없이 미약하고 어린 마메타지만 말이다.
마메타가 맘속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책을 읽는내내 몰입하는 모습의 아이들. 
판화기법의 그림이 참 인상적이다. 마메타의 심리에 따라 배경색이 바뀌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귀신이나 강도, 납치법, 유괴범 등 세태를 반영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부모가 싸움을 하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얘기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두려움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면 이야기만으로도 많은 부분 그런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 판화 기법을 이용해 독후활동을 했다. 특별한 도구 없이도 가능한 우드락 판화로, 흥미롭게 참여했다. 먹물의 농도에 따라 배경색깔이 천차만별이다. 
아이들과는 물감을 이용해 작업했는데 이것 또한 농도나 색상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었다.




모치모치나무, 주니어랜덤, 사이토류스케, 두려움, 마음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