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전학하여 4학년 6반이 되었다.
매운 칼바람이 3월의 봄을 무색하게 하는 날씨였다.
마흔 좀 넘어보이는 담임선생님은 인상이 좋아보였다.
주변 마트에서 뭐라도 사들고 들어갈걸...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지만, 학교주변 환경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학교에 가기전 현우는 많이 긴장하고 걱정을 했다.
"현우, 긴장하고 있구나. 뭐때문에 제일 힘들어?"
그냥 웃는다. 초조해보이는 모습...
"아는 친구가 한명도 없으니 낯설고 걱정되어서 그러니?"
"네" 대답한다. 
"엄마가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좀 늦어도 괜찮아"
지각을 염려하며 초조해하던 녀석이 교무실로 전화해 전학절차를 물으면서 좀 늦어도 괜찮다는 답을 듣고는 좀 안심하는 표정이다.

2년전 방이초등학교로 전학할때보다 훨씬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담임선생님께 바둑수업과 관련하여 잠깐 이야기 나누고 교감선생님을 만났다.
학교의 배려가 없으면 현우가 바둑공부를 하는데 차질이 생긴다.
확답을 받진 못했으나 긍정적인 느낌을 받고 돌아왔다.

먼지쌓인 집을 청소하고 현우에게 편지를 써놓고 돌아오면서 맘이 한없이 착찹했다.
어린 현우가 혼자 일어나 밥을 챙겨먹고 학교에 가야하는 현실이기에... 가슴이 미어지지만
자신이 선택한 공부를 하기위해 기꺼이 감수해야 할 일이니 잘 해내리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통합한 도장이 아직 공사중이라 도장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예전엔 양사범님 개인이 운영하던 연구실이었지만 이젠 통합하여 도장이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또래들은 별로 없지만 실력있는 쟁쟁한 사람들과 더불어 현우도 성큼성큼 자라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