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의 작가 리처드 바크의 소설이라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갈매기의 꿈은 많은 사람들에게 책으로 영화로 자신있게 추천했고 함께 나누기도 했다. 그의 소설이라면... 보나마나 큰 감동과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책을 기다렸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힘이 들었다. 마치 맛이 전혀없는, 아니면 맛있지만 내 입맛에는 전혀 맞지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고 있는 느낌이랄까. 
책의 앞 뒤 표지엔 ’천여개의 리뷰가 말해주는 감동과 치유력’이라는 문구아래 빽빽한 찬사가 가득하다. 모두 별 다섯개짜리의.... 솔직한 느낌을 말한다면 완전 허황된 과대광고를 보고 있는듯하다. 어리숙한 시골할머니들을 모아놓고 입심좋은 약장수가 싸구려 물비누나 휴지를 나눠주고 나서 그야말로 싸구려 약 한통을  만병통치약처럼 팔아치우는 것처럼, 사람을 홀린다. 

소설인가? 자기계발서인가? 참으로 모호하다.
이렇게 재미없고 시간이 아까운 느낌이 드는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하나의 고문이다.
읽기가 하도 힘들어서 덮어놓고 다른 책을 읽다가 또 집어들고를 여러번했다.
"이 책 던져버리고 싶다." 
"그럼 읽지 마세요."
"서평을 써야할 책임이 있어서 읽어야만 돼"

아이와 위와같은 대화를 나누며 결국엔 끝까지 모두 읽었다. 
책임이란 게 이렇게 무서운건지...  
책표지의 앞뒤를 장식한 여러 사람들의 감동을 왜 나는 느낄 수 없었을까? 그것이 이 책을 읽고나서 내 스스로에게 던진 물음이고 풀어야할 과제이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상처를 받고 안 받고는 우리 각자가 결정하는 거예요.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거예요. 다른 누가 하는 게 아니에요. -179

삶의 모든 순간은 결국 자신이 선택하고 믿는대로 펼쳐진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을 통해 얻은거라면 얻은거다. 차라리 잔잔하고 담백한 감동을 주는 수필집 한권을 읽는 게 나을뻔했다.

내가 최근에 읽은 책중에 [생각버리기 연습]에 이어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인가? 의문이 드는 책이다.

아! 한가지 통찰이 있다.
허황한 과대광고로 팔아치운 약이라도 그것을 진실로 믿는다면 의외로 치료효과를 볼수도 있다. 그것이 '플라시보 효과'다. 이 책도 마찬가지리라. 비록 나에겐 지루하고 무미한 책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치유서가 될수도 있겠다.

기계공시모다, 리처드바크, 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