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빛 하트의 lovesick라는 주제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네미시스의 이번 음악은 한마디로 '마음 울렁임'
온전히 음악에 집중하자 잔잔한 파문은 점점 마음 한가득 멀리 퍼져갔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도 정의 내리기 힘든 감정 중 하나다.
더군다나 상사병이라니 단어만으로도 잠시 마음이 아려온다.
동전이 양면을 가지고 있듯 감정 역시 두 가지 면을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행복함 그리고 행복하지 않은 무수한 느낌들.
lovesick은 이 모든 것을 두루두루 담고 있는 앨범이다.

<슬픈 사랑의 왈츠>으로 시작해 다시 그 곡으로 돌아오는 여행.
마음이 아파서, 가슴이 먹먹해서 한 번 들어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한 곡, 한 곡을 들을 때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 수 있을까?
미소짓고 있는듯하지만 사실은 눈물가득한 <미안해 바보야>.
사랑했던 그 순만 만큼이나 애틋하고 그리운 감정으로 그렇게 마음을 울린다.

네메시스는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드럼과 기타의 선율속에 피아노가 애절함을 더했던 <Crescent moon>.
가사가 없음은 또 다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마도 듣는 사람마다 자신만의 느낌을 가지며 좀 더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바쁘다보면,
그리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가끔은 경험했던 기억들도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런데 네미시스의 음악을 듣다 보면 하나 둘 기억이 다시 일깨워지는 기분이다.
미성의 보컬 음색으로 나열되는 가사들 속에서 설렘은 이런 것들이구나 작게 웃던 적도 많았다.
파도처럼 굴곡이 있었던 감정의 롤러코스터.
그 끝엔 행복함 가득한 <사랑해주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