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장편소설일 꺼라고 생각했었는데... 각 주제마다 작가들에
대한 소개가 명시되어있어서 여러가지의 단편들을 엮어 놓은 책인걸
알게되었다. 여러가지의 단편이 있었지만 책 제목인 [기묘한 신혼여행]
편이 가장 인상 깊었다.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한 행위를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고, 톱니바퀴가
어긋나 버리는 것이지요. 그 톱니바퀴를 원래대로 돌리기란 어렵구요.
왜냐하면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에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P237

특히 이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처음엔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했었는데... 계속 읽어내려 가다보니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비유에 소름
이 끼칠 정도였다.

주인공은 새아내 나오미가 자신의 딸 히로코를 죽였다고 의심한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친딸도 아닌데다가
딸 히로코가 나오미를 잘 따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나오미가 죽인게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자 주인공은 신홍여행지에서 나오미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시도했지만 살인이라는 딱지가 무서워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 다음날 비행기에서 마주쳤던 노인이 술을 하자며 노크를 했고
주인공은 술을 마시며 노인에게 해답을 얻게된다. 결국엔 자신이 히로코
를 죽였다는 것을 깨닫게되고 아내 나오미에게 울면서 사죄한다. 아내
나오미는 남편이 자신의 딸을 직접 죽였다는 자책감에 시달릴까봐 자신이
죽인것처럼 일부러 위장을 했던것이다. 이 모든것이 오해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

연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오해인것 같다. 사소한 오해로 인해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기고 그때부터 끝없는 불신이 시작된다.
물론 오해가 꼭 연인관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해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오해라는것은 대화로 풀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은 그 장벽을 먼저 깨트릴려고 잘 시도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그것은 어쩌면 쓸데없는 인간의 자존심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