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을 통해서 알 수 있듯, 책은 마술과 역사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삶과 밀착해 온 마술을 강조하기 위해’ 작가는 처음으로, 이 책에서 호모 매지쿠스(Homo Magicus), 마술하는 인간을 정의한다. 그럼 ‘호모 매지쿠스가 무엇인가?’ ‘마술이 인간의 삶과 어떤 방식으로 밀착해 왔는가?’ 에 대해 궁금해 진다. 저자는 이것을 그림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림에는 그 시대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해 그 시대에 마술이 어떻게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졌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책은 크게 4가지 경로를 통해 마술과 역사의 관계를 설명한다.

    1. 종교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세계에서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로 변화하는 동안

        역시 변해가는 마술의 개념

    2. 마술의 정치적 측면 – 권력과 식민주의

    3.  마술적 세계에 관여했던 여성들 이야기, 마술은 남성의 것이라는 편견에 대한 도전

    4. 소도구를 이용해 일상에서 행해지던 마술에서부터 주제화된 마술 이야기까지,

       마술의 변화무쌍한 얼굴들

  과거부터 현재까지, 즉, 종교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세계에서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로 변화하는 동안에 마술의 개념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부터 시작한다. 예로부터 마술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행위였고, 그렇기 때문에 이는 사람들을 다스릴 수 있는(?) 존재로써 활용되기도 했다. 이것은 권력들이 식민지에서 보여준 행위로 그 극을 달했다. 예를 들어, 마술을 통해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여주며 권력자들이 식민지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고 위대한 사람들이란 것을 세뇌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마술하면 빼놓을 수 없는, 흑마술과 백마술에 대해서도 역사와 함께 이것들이 어떻게 얘기됐는지도 있다. 물론 빠질 수 없는 마녀사냥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며, 마술에 의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온 역사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가 요즘 티비를 통해, 혹은 공연을 통해 보는 마술은 대부분 남성들이 주가 되고, 그 주변에 도움을 주는 역할로 여자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그런 모습들이 정형화되어 우리가 보게 되었는지 등도, 그런 와중에 여자 마술가들이 해온 빼어난 활약들 등등, 쉽게 알 수 없었던 역사들도 한 권에 빼곡하게 실려있다.

  책은 마지막으로 야바위, 트럼프 마술 등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구들을 사용하는 마술의 역사에 대해서 다룬다. 우리가 평소에 보는 도구들로 이루어지는 이 마술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놀라운 것을 보면 놀라는 것이 당연하지만, 평범한 것을 보고 놀랐을 때의 그 강도는 더욱 강하게 와 닿을 것이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 있어온 마술은, 실제로 놀랍게도 기원전 2,6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묘에 컵과 공의 트릭을 묘사한 상형문자가 있을 정도로 오래 전에 그 기원을 시작하고 있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마술은 사람들과 같이 살아 숨쉬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꿈꿔오던 상상력은 마술과 결합하여 과학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 중 하나가 우리의 삶에 녹아있는 영화관이다. 17세기 중반에 네덜란드 과학자 크리스티안 호이겐스에 의해 개발된 매직 랜턴을 이용하여, 작은 그림을 크게 보여주는 마술이 나중에는 음악도 깔리고, 그림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영화 기술의 토대가 된 것이다.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 혹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 과거에는 어떻게 이런 것들을 해왔는지 궁금한 사람 등 누구에게라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으로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술, 호모매지쿠스, 역사,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