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물기 전에 모른다. (Every dog has one free bite.) 사람을 직접 물어 공격성이 있음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그 개를 공격성이 있다고 가정할 수 없다. 개와 마찬가지로 전 고용주도 전 직원이 명시적인 행동을 저지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처를 취해야 할지 모른다. (p. 482)

  역사는 반복된다(마르크스), 역사란 현재와 과거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에드워드 카) 등등 우리는 역사가 현재에 다시 반복된다는 얘기들을 자주 한다. 또 역사를 알면 지금, 혹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이 되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1960년을 전후로 발간된 약 600페이지의 경영 관련 서적이다. 다행인 것은 책은 12개의 다양한 경영 관련 주제를 가지고 비교적 짤막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순차적으로 읽어나갈 필요 없이 보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약 50년 전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최근의 경제 관련 이슈들을 다루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현재에도 잘 들어맞는다. 정말로 역사가 반복되는 것과 같이.

  하나의 예를 들어, 이직과 관련된 주제가 있다. 한 엔지니어가 이직을 준비한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꽤 오랜 세월 충성을 바쳤고, 그 결과 주요 연구 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대우가 불만족스럽게 느끼고 있던 찰나, 경쟁 회사에서 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아뿔싸. 회사는 이 엔지니어가 1) 경쟁 회사에 가지 못하도록, 2) 만약 간다고 할지라도 지금 연구하는 내용들과 관련된 부서에는 절대로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명령 요청을 포함하여 소송을 제기한다. 이제 이 엔지니어는 현재 회사에도 남지 못하고, 경쟁 회사에 가더라도 판결에 따라 그 회사가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50년이 지난 일이기 때문에 그 결론은 책에 자세히 잘 나와있다. 이런 예시, 요즘 주변에서 들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 때 고민하던 경제 관련 이야기들은, 현재에도 살아 움직이고 사람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법(2장), 주식(3장, 10장), 기업윤리(4장, 11장), 계획과 실패(1장), 경제적 성공(9장) 등등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솔깃한 주제들이 여럿 있다. 다행인 것은 각 주제들의 전개가 깔끔하고, 이제는 50년도 더 된 이야기이니 그 결론도 확실하고, 현재의 상황에도 놀랍게 잘 들어맞는다. 경제와 관련해서 어떤 모범 답안을 보고 있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경제 혹은 경영과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하나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실제로 1970년 이후에 절판이 되었다가, 빌 게이츠에 의해서 다시 살아난 재밌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 내용의 원저자 John Brooks의 아들을 찾아내어 출판을 권유하거나, 책 출간을 위해 팀을 만드는 등 정말로 빌 게이츠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나 보다. 책의 표지에는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The best business book I’ve ever read) – 빌 게이츠’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경영,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 혹은 경제 활동을 하는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차근차근 시간을 가지고 읽어본다면 분명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내용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추가 – 구성과 관련하여 아쉬운 점 한 가지.

내용은 정말로 훌륭한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목차의 위치가 어중간해서, 1장의 앞에 있긴 하지만 감수의 글 / 검은 페이지 / 목차 / 1장 내용과 같이 구성이 되어있다. 주제별로 보고 싶어서 목차를 자주 찾았는데, 찾을 때마다 1장 첫 페이지를 먼저 보고 앞으로 한 장 넘겨 목차를 보거나, 감수의 글을 보고 뒤로 넘겨 목차를 찾게 되어, 이런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감수의 글이 12장이 끝난 뒤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빌게이츠, 경영, 주식, 경제,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