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이 모가 있나 보던 중

이 책이 내 눈에 쏙 들어왔다.

너무나도 유명한 시인 고은이 쓴 에세이집이라는 점

‘개념의 숲’ 이라는 제목의 유혹

나온 지 얼마 안 된 책이라 도서관에 없는 책이라는 것까지

나의 주특기인 희망도서 신청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도서신청을 해서 빌린 책은 나의 기분을 매우 들뜨게 만든다.

내가 제일 먼저 start를 끊은 책이라는 희귀성이 주는 설렘 때문에

아무튼 이 책에는 세상 개념에 대한 단상

문학과 철학적 사유에 대한 에세이

더불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그림전에서 선보였던 그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이 담겨있다.

짧지만 결코 짧지 않고, 간단해보이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책

책을 읽는 그 자체의 시간보다 긴 사색의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책

물론 나는 이 책에 담겨있는

시인 고은의 생각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의 한없이 부족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꼭 한 번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다이어리에 써놓기까지 했던 구절을 옮겨본다.

개념은 발전한다.

개념은 본질을 포착한다.

개념은 비본질도 포착한다.

개념은 모든 현상 속에서 모호해진다.
확실한 낙조가 흐리멍덩한 어둠으로 변하는 것처럼

 

 

 

- 2009년 11월의 어느 날, 오거서 독서노트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