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린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이번 학기 ‘사랑과 문학’ 교양수업에서였다.
조별로 문학 작품을 하나씩 맡아서 발표해야 했는데
내가 맡은 작품이 바로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이 책이었던 것.

자유로운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런 식으로 과제 때문에 정해진 책을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발표를 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읽었던 책.

평범한 가정주부로서의 삶에

행복함을 느끼고, 그것이 사랑이라 느꼈던

주인공 미흔에게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충격적인 사실.

그것은 바로 남편의 외도였고,

이로 인해 미흔은 삶과 정체성 모두를 잃어버린다.

그런 미흔에게 다가온 것은 규라는 남편 이외의 다른 남자.

그리고 그 남자와 시작하게 된 ‘구름 모자 벗기 게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뻔 한 스토리이지만

직설적인 표현들과 빠른 내용전개

불륜을 불륜으로 보지 않고

긴 결혼의 한 과정 및 또 하나의 사랑으로 보는 작가의 시각

그리고 전경린 작가의 뛰어난 묘사 능력이

‘전경린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안겨주었다.

조발표를 준비하느라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김윤진, 이종원 주연의 영화 ‘밀애’도 보게 되었었는데

개인적으로 영화보다 책이 더 좋았다.

끝으로 가장 와 닿았던 구절을 남겨본다.

‘행복이란, 무지한 상태의 다른 말이죠. 행복하다는 말은 모른다는 말과 같아.’

 

 

 

- 2009년 11월의 어느 날, 오거서 독서노트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