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사진 출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는데 왜 하루에 10만명이,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이 책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했던 저자 장 지글러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조목조목 읽기 쉽도록 되어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기아의 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인 나는 실제로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우리 나라 아이들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왜 해외아동을 도와야 하나요?'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 방임되어 끼니를 거르는 아동이 늘어나고 있고 이것은 곧 아동의 결식 문제를 넘어 정서적인 문제로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기도 한다.

 '기아(飢餓)'라는 것은 생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된 상태로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이며 아프리카와 같은 극빈국가로 갔을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아는 단순히 '끼니를 거르는 아동들이 많다.'는 피상적인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아에 숨겨진 배후, 사회구조적인 문제, 설상가상의 전쟁과 정치적 국가테러의 도구의 기아, 기아를 악용하는 국제기업, 삼림파괴와 사막화 증가되는인구, 긴급구호의 딜레마 등을 말하고 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기아를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구분하고 있다. 경제적기아는 돌발적이고 급격한 일과성의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는 기아로 가뭄이나 지진, 허리케인 등으로 수백만의 인구가 갑자기 굶어 죽게 생기게 되는 상황을 말하며 구조적인 기아는 장기간에 걸쳐 식량공급이 지체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책에서 주로 말하는 기아는 구조적인 기아를 말한다.

 

유엔식략농업기구에서는 1999년 한 해 동안 3,000만명 이상이 심각한 기아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 여기에 만성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기아 인구는 8억 2,800만 명정도가 된다고 한다. 1980년 이후에 영양실조나 저개발로 인해 매년 평균 700만명이 실명한다고 한다고 하니 그 인구는 실제로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미처 잘 알지 못했는데 기아문제는 그 가난한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정치적 문제에 둘러쌓여 있었다. 에티오피아, 아이티와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는 시카고 거래소의 소수의 거물급 곡물상들이 제시하는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

칠레의 아옌데나 부르키나파소의 상카라와 같은 젊은 개혁가들은 자국의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혁신을 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계획은 강대국의 정책에 반하여 그들은 결국 총살을 당하고 개혁정책은 수포로 돌아가기도 한다.

또한 지구의 사막화는 매년 약 600만 헥타르의 땅이 사막화로 진행되고 있고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브라질의 아마존을 포함한 정글지대의 삼림파괴는 갈 곳 없는 수많은 환경난민들을 비위생적인 빈민촌으로 이끈다.

 

 학교에서는 '기아'문제는 일종의 터부로 여기고 침묵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기아문제를 현실과 동떨어진 모호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제네바의 은행가에서도 기아문제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싶어하지 않으며 '신자유주의(시장원리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 하고자 한다.

 

 개인보다 국가가 부유한 시대

미국 제너럴모터스 사의 매출이 덴마크의 GDP를 웃돌고 미국의 석유회사 엑슨모빌의 매출은 오스트리아의 GD보다 웃돈다. 세계 100대 글로벌 기업들 각각의 매출은 가난한 나라 120개국의 수출총액보다 많다. 또한 상위 200대 기업이 세계무역수지의 23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숫자의 배후에는 고통과 절망으로 가득 찬 세계가 존재한다. 불평등이라는 부당한 역동성이 현재의 세계질서를 결정하고 있다. ..중략..금융과두제가 다수의 운명을 지배하는 가운데, 익명의 희생자들은 무기력하게 장기질환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무엇도 이런 불평등을 정당화 시키지 못한다. 그것을 오로지 사회 계급 구조와 차별 이데올로기, 그리고 폭력으로 지켜지는 특권에 기초한다.    ...(본문중 162p)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자신들의 인권과 생존권을 지킬 권리가 있다. 경제적인 합리성을 내세우기 전에 무엇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지 우리아이들에게 인간다운 지구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진정한 자유와 평화에 대해 가르쳐줘야 할 것이다.

 

 저자 장 지글러는 소수가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대가로 다수가 절망하고 배고픈 세계는 존속할 희망과 의미가 없는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세계라 말하며 정의에 대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를 표현한 파블로 네루다의 글을 인용하였다.

 

"그들은 모든 꽃들을 꺾어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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