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봤을때는 왜 아빠가 나쁜 녀석일까 궁금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면 마음 한 구석이 싸~해집니다.

점점 더 설 자리를 읽어가는 이 시대 가장의 초라한 뒷모습이 아이의 눈에 비쳐지는 것이 슬퍼지네요.

때론 아이들도 책을 통해 이러한 아빠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수 있을 것 같아요.

 전반적인 줄거리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을 그리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초록반 친구들이 각자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 - 피망처럼 뭉툭한 코, 자두처럼 동그란 입술, 땅콩처럼 타원형 눈, 해바라기 씨처럼 가느다란 실눈, 빗자루 머리, 짜장면 머리, 분홍얼굴, 빨간얼굴, 노란얼굴 등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아빠의 모습을 그립니다.

아이들이 그린 아빠의 모습을 각자 발표해봅니다. 유치원에서 흔히 수업하는 내용이 책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아이가 아주 좋아하면서 보더라구요

발표하는 내용이 아주 재미있어요. 성연이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랑 아빠만 해외여행 갔다고 치사해하고, 은지는 여자만 그려봐서 아빠를 공주처럼 그리고, 아빤 방귀 대장인데 소리는 크지만 냄새는 안나고, 엄마는 방귀소리는 작은데 냄새가 지독하내요..
(요 대목에서 울 아들 아주 뒤집어 집니다...가끔 저의 가스가..ㅎㅎㅎㅎ)

다래는 아빠를 한쪽 구석에 작게 그렸어요. 왜? "아빠는 나쁜 녀석이래요~"
아빠와 손잡고 유치원에 오고싶고,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고 싶지만 다래가 눈을 뜨면 아빠는 없지요. 재롱잔치에 와줬으면 좋겠고, 아빠랑 색칠놀이도 하고, 목말도 타고, 함께 저녁도 먹고 싶답니다.

졸린 눈을 억지로 참고 아빠를 기다려보지만 아빤 늦게까지 오지 않아요. 다래는 오로지 주말만 기다리다가 주말이면 일찍 일어나지만 아빤 10시가 지나고 쿨쿨~~zzz  그래서 아빤 나쁜 녀석이랍니다.

그런데 요며칠 아빤 회사에도 안가고 인터넷만하고, 다래를 보면 한숨쉬며 얼굴을 부비고, 잘못해도 야단치지도 않아요. 아빠랑 함께 있어서 좋을줄 알았지만 다래는 맘이 이상해요.

아빠가 옛날처럼 못 놀아줘도 좋으니 예전처럼 나쁜녀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글을 쓰면서도 요 마지막 대목은 또 찡합니다. 어떤 가정이나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요즘같은 경제난국에 그 누구도 예외는 없겠죠.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고 한 집안의 가정으로서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이끌어가는 우리 아빠들~

마음은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색칠도 하고 무등도 태워주고 주말이면 공원에 찾아가 놀아주고 싶을 것입니다.  다래가 못놀아도 좋으니 예전처럼 나쁜 녀석이 되라고 아빠를 이해해주는 마음이 기특해요.

책을 통해 다시한번 아빠모습, 남편이 설 자리를 생각해보게 됬답니다. 책 내용 구석구석에 재미있는 삽화와 스토리로 읽는 내내 집중하면서 한권을 끝까지 읽게 되요.

아이가 다 읽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또 읽어 달라고 했어요. 다행이 울 아들 재롱잔치에 아빠가 참석해서 읽는 내내 아빠는 유치원에 왔찌? 확인하면서 책을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