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시간  /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 <토지>이다. 그 작품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을지 모른다. 물론, 그외 좋은 작품이 많이 있지만 박경리 작가님에 있어 '토지'란 정말 특별한 작품이 아닐까?

 

 

예전에 어떤 작가님의 인터뷰기사에서 소설이나 수필보다 시를 쓰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수필이나 소설은 섬세하게 열거하여 주인공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방법을 풀어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길~고 자세하게 표현을 하지만 시의 경우는 정말 쓰기 힘들다고 한다.

정해져 있는 규칙에 그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함축적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어떤 것을 들려주고 싶은지 작가의 마음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그 시를 해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수 많은 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작가가 살아왔던 삶이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시를 통해서 또 내 삶을 예측해보기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는 이렇게 읽다보면 평소에 하지 않았던 부분의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박경리작가님의 책은 몇 권 읽어보았지만 시집은 처음으로 읽어보았는데

그에게 있어 시를 쓰는 시간은 자유공간이었다고 할만큼 오랜 어려움 속에서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몇편의 시에서도 그시대의 느낌을 간접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내 모습

 

살갖이 터지고

등이 휘어진

고목 한 그루

 

망망대해

육지는 아득한데

노 잃은 사공

 

꽃과 같이 피었던가

나비같이 날았던가

이정표도 없이

 

내세에는

꽃으로 태어날까

나비로 태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