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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대한 서구인들의 회화적 상상력은 참으로 기발하다.

비단, 전문적 작가군에 속한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일상의 대화속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현란한 은유들은 단순히 사회화를 통해 학습된 결과때문이 아니라, 혹은 그들의 언어체계 자체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그들은 원래 그렇게 은유의 달인으로 성장하게끔 결정되어진듯한 인상을 받고는 한다.

쉽게 말해 그들은 머릿속에만 존재할 것같은 관념들을 참으로 명쾌하게 재현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곧잘 그 자체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런점에서 맥스 루케이도는 비상한 상상력의 소유자다.

그는 온갖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예수님의 언어들을

다시금 재배열하고 환치시키고, 혹은 재구조화시키는 과정들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어깨를 향해 지긋이 내 머리를 기울이고 혹은 예수님의 무릎가 아래에서 귀를 기울이는 자리로 초대한다.

맥스루케이도의 영성은 삶과 사물에 대한 밀착된 관조에서 비롯된다고 믿어왔다. 분명, 그 또한 사실이다. 그는 온갖 사물과 현상들, 혹은 우리의 삶과 관련한 너무도 평범한 일상들 속에서 자신의 글에 소개되는 대부분의 소재를 발견해왔으며 그의 눈에 채집된 현상들은 대부분 우리가 가치의 무게를 소홀히 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목마름>>을 통해 내가 발견한 맥스의 글쓰기, 그 밑바닥에는 그의 탁월한 현실감각과 관찰력이 아닌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와 예수님, 그리고 하나님과 성령님으로 이어지는 상상력이 가로놓여 있었다. 피조물과 피조된 세계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하심에 다다르는 것과 하나님의 존재하심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비롯된 현실인식의 역전은 분명 명확한 차이점을 내포한다.

꽃을 바라보며 꽃을 지어낸 창조주를 생각하는 것과

창조주의 존재를 인식하기에 꽃의 아름다움을 재평가하게 된 과정이 분명 차이점이 있듯 맥스의 글쓰기는 얼핏보기에 전자를 지향하는 것 같지만 그는 분명 후자이기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분명 현실이 아닌 믿음이 복원시킨 상상력에서 출발하기에 그는 참 건강한 그리스도인임이 분명하다.

목회자이기에 당연하다라는 식의 발상은 잘못됐다.

믿음없이 하나님을 찾고 바라보는 안다고 자처하는 목사들이 너무나 참 많은 시대 아닌가.

어쨌든, 그는 그가 그려내고 재현하는 무수한 성경의 장면들과 재해석된 인용들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무던히 홀로그램으로 재현한다.

그러고보면, 목회자라는 직업에 있어서 상상력은 참으로 소중하다. 시간의 무게에 윤색되어버린 고미술작품을 복원해내는 이들과 같이 세속에 윤색되어버린 진리의 참빛을 복원하는 일에 평생을 종사하기에 우리는 항상 꿈을 꾸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맥스가 지닌 커다란 힘중의 하나는 바로 대중성이다.

쉽고 간결한 언어로, 빠르게 진행되는 장면의 전환, 하나의 주제에 뭉그적거리며 지리하게 서술을 늘어뜨리느니 다시금 또 하나의 주제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거기에 앞서 언급한 유려한 상상력이 배합되어 독자들은 그의 글을 통해 순식간에 울고 웃게 된다.

나 역시, 그러한 그의 글이 지닌 대중적 친화력에 대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때때로 그의 지나친 대중성이 거스릴 때가 있다. 문제는 그 대중성이 어떠한 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느냐라는 것인데 앞서의 예시들처럼 단순히 글의 외형적 문제가 아니라 그의 글들이 보여주는 대다수의 주제의식들이 그야말로 그의 출판 대중들에게 기쁨만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지극히 딴지걸기식의 얘기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나는 못내 그 점이 아쉽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의 글들에서는 기쁨과 환희만이 넘쳐난다. 구원의 기쁨, 죄로부터의 해방, 존재감의 회복, 하나님의 동행하심. 물론, 이것들은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자 본질 자체이다. 하지만, 맥스의 주제적 관심은 영적 장애를 경험하는 이들의 '재활'단계에서의 문제에 관련되어 있지 이후의 삶속에서 '자활'을 경험하며 겪어야 하는 현실의 문제와는 그닥 가까워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죄를 지은 이후의 은혜의 경험을 통한 회복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죄로부터의 투쟁에 대한 과정은 생략된 느낌이다. 그 스스로가 하나님의 주권을 온전히 인정하는 것은 고도의 영적인 훈련을 기반으로 올라설 수 있는 것이라 이야기하면서도 대부분의 문제에 대한 그의 해결방법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는 참으로 '거만하다.'

그는 시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위대한 크리스쳔 작가임에 분명하다. 그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대중적 친화력은 수천 수만의 길을 잃은 영적 부랑아들에게 본향으로의 귀환을 촉구한다. 역사를 재현하는 상상력과 말씀에 대한 깊은 이해는 분명 '목마름'으로부터 우리를 은혜의 자리로 옮겨가게 만든다.

하지만, 단순히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십시요 그러면 모든일이 해결됩니다 식의 그의 강력한 주장은 훨씬 복잡하고 전투적인 죄의 문제와 영적 고갈을 경험하는 이들에게 다소 뜬구름 잡기식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런면에서 그의 글쓰기는 다수의 크리스쳔들을 향한 진리의 재발견이 될수는 있으나 좀더 다수의 비신앙인들을 향한 교회와 주님의 소개서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나는 맥스루케이도식의 글쓰기를 참 좋아한다.

쉽고, 편하고, 읽은 후에 마음 역시 참 밝아진다.

하지만, 그가 기독교 대중들을 통해 얻어진 명성과 필력을 기반으로 이제는 보다 비기독교 대중들을 향해 그의 재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그의 재능이라면 분명 가능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