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탐.. 제목을 보자마자 궁금함을 일으켰던 책이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책탐>이라는 제목은 참 매력적이 었을 것이다. '단 한순간이라도! 책장 넘기는 뜨거운 행복에 취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띠지의 글에 저요!저요! 라고 손을 들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몇년.. 학창시절 문학소녀였네..라는 말은 나와 거기가 멀었다. 책읽기와 문학에 아주 소질있는 친구가 빌려준 소설책을 읽고 나서도, 뭘 느껴야하는 거지? 뭔가를 느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책을 멀리한 것도 같다. 하지만 책을 읽는 즐거움은 어느 순간 시작되었고, 이제는 그 영역도 조금씩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모르는 책이 너무 많고, 아직도 읽지 못한 책도 너무 많고, 하나씩 하나씩 책을 구입하고, 책장을 채우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다 남의 서재를 엿보기도 하고, 남의 책장에는 어떤 책들이 가득한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책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나에게도 '책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구입한 책을 다 읽지도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책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라는 말을 해주는 작가들의 글을 만나면 그래그래,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것을 탐하고 있을텐데, 그 대상이 책이라면 얼마나 건전한가!

 

책을 좋아하면서 관심갖는 분야가, '책에 관한 책'이다. 아직 그다지 깊이있는 독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세상에 그 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모르는 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기 때문인다. 이 책 역시 '책에 관한 책'이다. 저자 김경집은 EBS 라디오 <대한민국 성공시대> '성공 책세상'에서 동서고금의 양서들을 소개하며 사람들과 책 탐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는 북 멘토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함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베스트셀러보다 보석 같은 책'을 찾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이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우리는 '베스트 셀러'라는 명함을 달고 있는 책들을 만난다. 신문의 광고에서도 자주 눈에 띄고 서점을 들어서면 '누워 있는 책' 즉 베스트셀러들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무슨 문제겠는가? 그 만큼 사람들이 많이 읽었다는 반증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겠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요즘은 든다. 자본력이 강한 출판사의 엄청난 마케팅, 양서를 출간하고도 마케팅을 하지 못해,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 요즘 시대에는 만들어진 베스트셀러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베스트셀러라고 책을 선택했다가는 실망을 할 가능성도 크다.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좋은 내용이라는 보장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 역시 사람들이 좋다고 극찬하던 책을 던진 경험이 있으니.. 그렇다고 또 베스트셀러가 무조건 나쁘다는 점도 아니다. 무조건 맹신하지는 말라는 것.

 

저자는 '베스트셀러보다 보석 같은 책', 자기 얼굴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그냥 '등뼈만 드러낸 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의 손길만 기다리는 책들을 소개하고 싶어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등뼈 찾기 순례'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 책에는 오래전에 나온 좋은 책들도 있지만, 가능하면 최근에 간행된 책들을 위주로 골랐다. 아무리 좋은 책도 오래되어 절판이 되면 독자들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인다.

 

책들에 대한 대단한 지식이나 정보를 담고 있거나 비평적 접근보다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자기 성찰을 통해 우리의 삶을 더 따뜻하고 넉넉하게 일끌어 갈 수 있는 책들을 모았다는 점이다. 또한 하나의 주제에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두권 이상의 책을 묶어서 소재나 주제가 비슷한 책을 비교하며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책을 통해 탐한 네가지, 희망, 정의, 정체성, 창의적 생각이라는 네가지의 테마에 맞춰 각 테마에 맞는 책들을 다양하게 소개 받을 수 있다. 책에 관한 책을 만날 때면 먼저 목차를 통해 내가 읽는 책이 있는지를 살펴보게 되는데, 몇 십권의 책에서 내가 읽은 책이 한권도 없을때는 내가 갈 길이 아직 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 중에서 제목을 들어본 책도 있었지만, 처음 보는 책들도 많았고, 그 중 내가 읽은 책은 쟈핑와의 <친구> 한 권이었다. 소장하고 있으면서 읽지 못한 책들도 몇권 보였고..

 

평소 궁금해 하던 책들이 보일 때면, 저자의 생각이 담긴 글을 통해 대략적인 줄거리나 주제, 그 책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읽을 포인트를 잡을 수 있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비슷한 소재, 주제에 따라 두세권의 책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지쳐있는 나에게 힘이 될 만한 책들도 많이 알게 되어 너무 좋은 시간이 되었다. 나 역시 저자처럼 '베스트셀러보다 보석 같은 책' (베스트셀러가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 끊을 수 없는 내 책에 대한 욕심을 더 이끌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