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진이란

내가 본 풍경들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웃는

또 하나의 언어다.

내게 사진을 찍는다는 건

황폐함 가운데서도 따뜻함을 찾는 것이다.

 

후미진 곳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

그 따뜻함 속에는 희망이 있다.

나는 그 희망을 찍는 사진사다.

 

누군가가 찍어 놓은 사진 한장이 위로가 될때가 있다. 어떤 거창한 말이 없어도, 감동적인 문구하나 없어도 사진속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아련해지게도 하는 것이 사진의 매력이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도 아마추어들의 사진을 모아둔 책을 한권 만났었다. 같은 장면을 보고 있어도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작가의 감정이 느껴지고도 했고, 때로는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기도 한다.

 

<나를 위로하는 사진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은 메마른 나도 한장의 사진으로 위로 받을 수 있기를.. 하는 설레임이 있었다. 저자는 총 다섯개의 테마를 통해 사진과 함께 그의 일상, 생각이 담긴 글을 감성적이게 잘 담아내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 '삶을 빛내는 나만의 주문' 을 통해 작가가 사진에 담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계기를 만날 수 있다.

 

처음 책을 펼치면 시작되는 글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사람'의 모습을 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찍은 웃는 사람, 우는 사람, 우는 사람, 신난 사람, 지친 사람, 선한 사람, 믿을 수 없는 사람.. 이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들의 '천국의 야생화' 라고 부른다.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존재만으로도 의미있고 소중한 꽃같은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고3을 지나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몇번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고, 색약이라는 판정을 받게 되었다. 얼마의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그는 그래서 되고 싶은 선생님이 되지 못했고, 자신이 찍은 사진이 온통 새빨갛게 나왔다고 해도, 누군가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었다.

 

저자가 담아낸 많은 사람들은 부유하거나 사회적을 특출하거나 화려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소외 된 계층들,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 어릴적 뇌성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하지만 거리의 시인인 사람, 세계에서 가장 큰 빈민촌이 있는 케냐의 아이들과 눈만 돌려도 온통 쓰레기 뿐인 곳에서 스무 명의 손주들을 위해 일하시는 케냐의 레잔나 할머니, 리어카를 끌며 박스를 모으고,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모습도.. 어쩌면 삶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진속의 사람들은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이야기 하고, 조그마한 행복에 그들의 얼굴은 환한 웃음을 띄고 있었다.

 

사진과 글을 보면서 저자의 생각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사진은 멋진데 적어 놓은 글이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사진을 보는 재미로 책을 본적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나기 전에도 사진의 매력만큼 글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사진과 글을 보는 동안 너무 멋진 사진 만큼이나 감성적이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을 보면서 저자는 세상을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힘든 상황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도 쓸쓸하고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밝고 웃음을 짓게 하는 사진들이 많았다. 내 마음과 같이 가슴에 와닿는 소중한 구절들을 적어놓고 몇번을 읽어보았다. 글과 사진이 잘 조화되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위로받을 수 있었던 책이다. 참 좋았다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