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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바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나 방송이다. 다른 사람은 어떤 책을 읽는지, 같은 책에 대해서도 나뉘는 평가, 내가 모르는 책에 대해 소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요즘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눈에 띈 프로가 <비밀독서단>이였다. 방송을 챙겨보려고 했지만 tvn이 아닌 otvn이란 채널에서 방영되면서 개인적으로 몇 회 밖에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책으로 출간되어 만나게 되었다.

책을 많이 접하지 않던 내가 책을 한 권씩, 한 권씩 읽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짧은 문장 하나가 가진 큰 힘을 느끼면서부터였다. 어느 책을 읽든,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생각되는 책에서도 내 마음과 같은,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은 꼭 발견이 되었다. <비밀독서단>을 통해 책의 매력, 책이 가진 힘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인생학교,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작가 특집에 따라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책을 통해 자존감, 다양한 상상이 녹여있는 책, 사랑,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문제를 반영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2부에서는 '현대교양백서'라는 주제 아래 조승연 작가와 김태훈이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상반된 의견을 펼치며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3부에서는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작가로 강신주 작가와 윤태호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otvn에서 반영되면서 방송을 챙겨보지 못했지만. tvn에서 재방송을 하는 부분에서 대한민국이 사랑한 작가 특집은 본 적이 있었다. 김연수 작가와 은희경 작가 등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강신주 작가와 윤태호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관한 책을 만날 때는 내가 읽은 책이 포함이 되어 있는가 확인을 하게 된다. 여러 책이 소개되었지만 내가 읽은 책은 성장소설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도시 빈민자의 현실과 노사문제, 강제 철거 등의 이야기를 답답함, 비참함, 상실감으로 응축된 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뿐이었다.

그 외에도 눈에 띄는 책들은 20세기 후반에 나온 모든 작품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야기성을 회복한 소설이라 불리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20세가 문학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를 잃어버렸다는 가장 큰 답답함에서 거대서사를 되찾게 해준 책이라는 <반지의 제왕>,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랑꾼 이야기이며 계급을 다룬 미국 소설 중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히면서도 가장 슬픈 사랑을 담고 있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자존감을 다룬 부분에서 소개되었던 처음 접하는 <트루 그릿>이란 책이었다. <트루 그릿>을 다루며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조금씩 바뀐다....(생략) 이렇게 어린 시절 들은 이야기나 읽었던 한 편의 소설에 따라 그 사람의 일생이 결정될 수도 있다.'(p.41)라는 글이 와 닿았다. 또 한 권의 책은 조선 최고의 모던보이이자 천재시인이며, 시인들의 시인,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는 백석 시인에 관한 이야기. <백석 평전>이었다. 김소월, 윤동주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시인이라는 백석. 그에 반한 안도현 시인이 껐다는 <백석 평전>은 얼마 전 방송을 통해 백석 시인이 거론된 적이 있었기에 눈길이 가는 책이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책의 구성이 방송에서 비밀독서단원들이 이야기했던 그 장면, 그 이야기를 적는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김태훈 칼럼리스트와 조승연 작가가 주제를 두고 이야기하는 3부를 제외하고는 방송에서처럼 단원들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방송에서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작가가 어떤 일생을 살았고, 작가의 인생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으며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작품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어 독자들이 책과 작가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기에 충분했다. 또 김태훈 칼럼리스트와 조승연 작가가 하나의 주제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양쪽의 의견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구나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며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소개되는 책, 영화들을 또 소개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3부가 끝나고 나면, 서울대생은 뭐 읽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셀러들을 뭐 읽지?,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 등 11가지 주제에 따른 북랭킹 TOP 100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주제에 따라 어떤 책들이 순위에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3부를 다루는 동안 소개된 책들의 목록을 '책 속의 책들'로 정리하고 있다. 내가 읽었지만 책에 대해 몰랐던 부분, 모르는 작가와 읽지 않은 좋은 책들에 대해 소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