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을 돌리다 카툰네트워크 채널에서 우연히 보았던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이 만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없이 장면 장면을 보았을 때는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졌다. 개를 캐릭터로 만든 듯한(처음에는 개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제이크는 귀엽다는 느낌보다 좀 독특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반면 핀이라는 소년은 특이한 모자를 쓰고 있지만 제이크의 느낌과 다르게 발랄하면서 귀여운 느낌을 주었다.

 

이 만화에 대한 정보가 없이 보다 보니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나 배경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야기의 스토리도 판타지스러우면서 엉뚱하기도 하고 때론 어둡기도 했다. 내가 이 만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던 반면, 조카들은 아주 좋아하는 만화라고 했다. 아이들을 이끌만한 뭔가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인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숨겨진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을 만나게 됐다.

 

<THE ART OF ADVWNTURE TIME>이란 이름으로 출간된 이 책은 독창성을 중심으로 볼거리, 읽을거리로 가득한 그야말로 보물상자라고 할 수 있다. 이 만화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이 책을 읽게 되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가 어떨게 기획되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였는지 등 숨겨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은 서문을 시작하여 '우랜드의 새벽', '우랜드의 모든 생명체',  '나무 집 짓기', '지하 감옥을 지나서', 우'랜드를 넘어서', '만든 사람들' 이렇게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화를 보면서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배경이 종말 이후의 세상인 마법의 땅 '우랜드'라는 것도 처음 알 수 있었다. 가끔 기괴하다고 생각되는 장면들도 종말 이후의 세상이 배경이라고 하니 뭔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모든 걸 파괴한 돌연변이의 저주가 지구를 뒤덮어 망가뜨린 버섯전쟁 이후 대력 1000년 쯤 지난 시기를 살고 있는 핀과 버섯전쟁 때문에 우랜드의 모든 것이 방사능에 오염되고 변이가 일어나며 여러 특이한 캐릭터를 등장시킨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지구 종말 이후를 배경으로 삼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 책은 펜들턴이 어떻게 이 만화를 기획하게 되었는지를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익살 넘치는 단편만화나 따뜻한 느낌의 월트디즈가 아닌 <심슨가족>을 좋아했던 펜들턴은 슈퍼히어로물의 캐릭터들이 늘 불안에 휩싸여 있는 것을 매력적으로 느꼈다. 친구들과 놀면서 즉흥적으로 모험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던 펜들턴이 영향을 받았던 만화, 진학 과정의 이야기를 통해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애미상은 물론, 애니상 최고 단편부분에 노미네이트되고 수상도 하게 된 <어드벤처 타임>은 처음부터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핀과 제이크를 시험적으로 소개한 파일럿의 과정에서 계약 성사 과정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나 펜들턴의 어릴적 관심사부터 시작해 제작하게 된 과정 실패의 과정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우랜드에 살아남은 마지막 인간 핀은 모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자 한다. 그리고 마법 개 제이크는 그런 핀의 옆에서 항상 함께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핀과 제이크의 만남이었다. 만화를 처음부터 보지 않았던 나는 그저 장면 장면만을 보며 이해할 뿐이었는데, 핀과 제이크가 둘만 남게 된 사연을 만나니 둘이 왜 서로의 곁을 지키는지 더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핀과 제이크뿐 아니라 상식이 풍부하며 다양한 연구로 늘 신기한 일을 일을 일으키는 버블검 공주, 충성스러우면서도 위풍당당한 무지개콘, 살아 있으나 살아있지 않은 뱀파이어 소녀 마르세린, 못된 악당으로 핀과 제이크를 싫어하지만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아픔을 가진 얼음 대왕 등 만화에 대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캐릭터의 변천사, 각 캐릭터들의 목소리 연기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이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캐릭터를 그려보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이 책에는 주인공인 핀과 제이크는 물론 여러 캐릭터도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캐릭터를 그리는데 도움이 될만한 일반적인 규칙과 방법을 소개하며 아이들이 직적 그려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는 방법뿐 아니라 잘못 그린 예시까지 재미있게 소개한다. 특히 지금의 핀과 제이크를 만들기 위해 표정하나, 동작하나 계속 바꿔가며 수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까지 기획하고 실패하고 변화하며 계약이 성사되고 관객들에게 처음 소개하며 지금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홍보용 그림 초안, 로고 디자인 개발, 메인 타이틀 개발 과정, 캐릭터 콘셉 아트, 에피소드 관련한 이야기들, 스토리 콘퍼런스 노트, 스토리팩 노트 등 모든 제작과정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친근한 캐릭터들과 기괴한 캐릭터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들로 가득한 우랜드. 내용을 모르고 그저 장면만 보았던 나에게 캐릭터들의 성격과 배경, 관계들을 알게 되니 황당한 것 같던 장면들도 이해가 되었다.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책을 만난 독자들도 있겠지만, 나는 책을 만나면서 애니메이션을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만날 수 있어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들도 만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