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작가의 독특한 만화.

 

 

대사 한마디 없이 모든 상황을 이해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대사가 지니고 있는 힘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기정사실이지만

영화계에서도 무성영화만이 가지는 독특한 매력과 울림을 떠올려 보면

쉬이이잇!을 다 읽고 난 후에 밀려드는 감정들에 대해서 조금은 설명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하기 때문에 내용이 어렵지는 않다.

 

연애, 결혼, 인생과 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에서 액기스만 걸러내 보여주는 느낌이다.

연애의 액기스는 '만나고-사랑하고-익숙해지고-무관심해지고-헤어지고-다른 사람을 만나고' 정도로 요약된다.

대사가 없이도 그 상황이 너무나 공감되고, 웃음나고, 씁쓸하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마치 인생 한편의 액기스들을 모두 맛본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위에서 보이는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이야기는 너무 눅눅하고 씁쓸해서 웃음을 잃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눅눅한 이야기가 만나 어떤 조화를 이루어 낸 것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처음 읽었던 때보다, 다시 읽었을 때 좀더 많은 공감이 들었던 것은

그만큼 나도 인생의 액기스를 조금씩 맛보며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지.

 

 

비가 내리는 눅눅한 날에 다시 한 번 읽고 쓰는 리뷰.

 

끝.

쉬이이잇, 제이슨, 만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