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이 쓴 책에 소개되었던 책.
마르셀 에메라는 작가의 책인데,
전쟁이 끝난 후 파리에서 일어난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주로 소개되어 있다.

8개의 짧은 소설들이 엮인 책인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파리를 가로질러]라는 제목의 이야기.
살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암거래상의 심부름을 해주는데, 혼자는 하기 어려운 일이라
그날 카페에서 만난 사람을 끌어들인다.
주인공은 그 전에는 그 사람을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오는 내내 이야기는 혼자 했지만
묘한 끌림에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주인공은 그를 믿게 되었지만, 그는 암거래상 앞에서 주인공에게 엄청난 모욕을 준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돈이 궁했기 때문에 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리지만,
그는 가는 내내 주인공을 공경에 넣기 바빴다.
그러나 결국 주인공은 처음부터 그의 속임수에 속아넘어간 것임을 깨닫고 결국 그를 죽이고,
암거래상의 임무 수행 후 경찰에 붙잡혀 간다는 내용.

주로 1930-1940년대 파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들인데,
전쟁이 끝나고 타락한 사람들이나, 돈때문에 죽고 죽이고, 혹은 정신병에 걸린다는 그런
밝지만은 않은 내용이다.

그러나 전쟁때문에 모든것이 다 엉망이 되어버린 파리를 보면서 슬퍼하는 글쓴이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은 개화기를 지났고
끔찍한 성장통을 앓으며 이렇게 되었다는 생각에 이 이야기들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군데군데 재밌는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결국 전체적인 내용은 구름이 낮게 깔린 날씨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책 속에 소개된 책들을 읽는 재미는 참 특별하다.
원래 이러이러한 내용이고, 이러이러한 감명을 받았다고 소개하는 이야기를 보고 그 책을 읽는 것은.
글쎄. 나도 그와 닮아가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어쩌면 공통점이 생겼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혹은 왜 그사람은 그렇게 느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