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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유고시집.
나는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다 읽지 못했다.
아직 한권도 읽지 않았다고 말하는게 맞을까.
학교 다닐 때 언어영역 지문에서 조금조금씩 읽어본게 전부.
그렇지만 박경리 선생님의 글은 꼭 읽어봐야지 하고 다짐하곤 했다.

나들이 삼아 나간 서점에서 박경리 선생님의 유고시집을 발견했다.
제일 앞에는 아드님의 인삿말.
대부분 다 긴 시였는데, 박경리 선생님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시여서
왠지 마음이 찡했다.

유고시집이라 그런지, 더 필사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모든 기운을 사르면서 쓴 39점의 시라는 아드님의 인삿말의 첫 줄을 읽었을 때,
나는 바로 이 책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어린시절 이야기, 혹은 시를 쓸 당시의 느낌 같은 것들.
박경리 선생님의 사진들..
왠지 그분을 더 그립게 만드는 시집인 것 같다...

내 생에 첫 시집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으로 남긴 시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