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 500년의 국정을 운영하고 견인해간 주체는 누구일까?
탁월한 리더십의 왕들? 훌륭한 국가경영 시스템?
저자는 그 결정적인 주체를, 책에 등장하는 8명의 참모를 통해 재정의 하고 있다.

왕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아갔던 나라 조선.
불행히도 그리 뛰어난 왕들이 몇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그들의 부족함을 메워줄 훌륭한 관료들을 우리들은 적잖이 알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가 경영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운영한 참모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8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됨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다.
청백리라 부를 수 있을만큼 절제된 관료생활을 하고, 그 능력에 있어서는 한 시대의 천재라 할만큼 뛰어나다.

조선 초기 최고의 문화행정가와 예술가로 이름을 날린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조화의 정치를 꾀한 동고東皐 이준경李浚慶
선비의 자존심, 물러남의 리더십을 보여준 퇴계退溪 이황李滉
실천과 포용, 관용의 정치를 보여준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
혼란한 나라에서 겪은 좌절과 고통을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극복한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한 평생을 서민들을 위해 바친 현실주의자 잠곡潛谷 김육金堉
비난을 이겨내고 실용을 택한 명곡明谷 최석정崔錫鼎
시대의 흐름을 읽고 쇄국이 아닌 개화를 택한 환재 박규수朴珪壽

한명한명 그분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그 인물됨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청백정신, 애민정신, 낮춤의 정신..
어찌보면 관료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아닐까?
그분들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어쩌면 이 시대 인물들에 빗대어 그분들이 더 빛나보여서가 아닌가 싶다.

곧 다가오는 지방선거 시기에 너무 적당한 책이다.
입후보자를 대상으로한 권장도서(?)라고나 할까?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된 이원익이 남긴 글이 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생애를 정리하면서 목민관의 자세를 여덟 가지로 정리해 후손에 남겼다.
너무나 맘에 드는 글이라 남겨 볼까 한다.
많은 사람이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야 할 글이다.

1. 세상을 다스림에 있어 백성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 몸을 닦는 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2. 천하의 실정을 안 후에야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3. 일을 대함에 있어서는 포악함과 성냄을 경계하고 천천히 일의 전후 사정을 파악하라.
4. 사람을 다스림에 있어, 착한 자에게는 상을 주라. 상을 주었으면 오랫동안 잊지 마라. 악한 자는 벌을 주어라. 벌을 주고 시일이 지났으면 이를 괘념치 마라.
5. 한 이익을 일으키는 것이 한 폐단을 제거하는 것만 못하고, 한 일을 내는 것이 한 일을 더는 것만 못하다.
6. 다스리는 고을에 일이 생기면 노회한 관리와 연로한 백성에게 물어서 인정에 합하기를 힘써야 하고, 남에게 거만을 부리고 스스로 민심을 떠나게 하지 마라.
7. 백성은 마땅히 어루만져 돌봐야 하며, 관속을 대하는 것도 각박하게 해서는 안 된다.
8. 모든 일은 때를 따라 자신의 마음을 다해 실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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