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즐겁게, 욕망하며 삽시다! - 욕망해도 괜찮아 _ 스토리매니악

사람이기에 우리는 많은 욕망에 시달린다. 시달린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욕망이란 것이 맘 놓고 표출할 수도 없고, 내 맘대로 모두 충족시킬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럼 우리는 왜 그렇게 욕망을 억누르고 사는 것일까? 바로 '규범' 때문이다. 문화가 진화하고 사회가 형성되면서 정해진 규범. 규범이라는 녀석의 눈치를 보며 한껏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욕망해도 괜찮아>라는 설레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은, 바로 그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작들에서 사회 곳곳의 모습들을 그야말로 파헤쳐 보여준 저자가, 이번에는 욕망에 대해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우선 자기 고백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부터가 욕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며, 평생을 그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 왔다고 말이다. 자신이 쓴 책으로 인정 받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다고, 안 그런척 해도 마음 속은 그렇다고 고백한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런 자신의 욕망을 쿨(?)하게 인정한다.

 

"네, 그런 분이시군요. 그래서요?"라는 까칠한 반응이 나올 즈음, 저자는 본격적으로 욕망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학벌문제,  희생양, 스캔들, 중산층 문화, 몸과 살의 소통 등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들을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설명한다. 거기에 저자 자신의 개인적 고백을 얹어 본격적으로, 욕망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렇다.라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뱉는다.

 

저자의 이야기는 두가지 점 때문에 아주 재미가 있다. 하나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시원하게 설명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개인적 고백까지 곁들인 이야기를 통해 욕망이라는 문제를 우리의 눈높이까지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저자가 예로 들고 설명한 사회적 현상들을 단지 윤리-비윤리, 합법-범법의 관점에서만 보아오다가,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을 통해 바라보니 신선하다. 거리가 느껴지고 평면적으로만 느껴지던 문제들이, 그런 관점에서 보니 상당히 입체적으로 다가 온다. 똑같은 인간으로서 선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 과연 그 선을 꾹꾹 눌러 놓는 것만이 맞는 것이냐는 새로운 문제제기까지, 생각이 점점 확장됨을 느낀다.

 

저자는 단지 그러한 문제들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욕망과 규범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들에게,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대안도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그러한 욕망과 규범간에 화해를 할 것인지를 들려준다.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규범의 선을 넓혀가는 등의 나름의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욕망이라는 것을 옭아매지만 말고 조금은 타협해가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욕망을 통제하는 사람만이 성공을 차지하는 우리 사회다. 저자는 그런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과연 그것만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 주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뒤로 호박씨 까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그 문제점들에 격하게 동의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답은 방종이 아니다. 욕망의 실체를 제대로 보고, 긍정적 의미의 탈선을 이루자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규범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욕망과 규범의 공존에 대해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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