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깐깐한 조언들 - 소심불패 _ 스토리매니악

사회 생활의 초년병 시절을 막 지나는 시점에, 선배들에게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작은 구멍가게라도 자기 사업을 해야지'라는 푸념 섞인 투정들이다. 그땐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말았는데, 경력이 한 두 해 쌓여가면서 적잖이 가슴에 다가오는 말이 된다. 보통의 직장인들이라면 자신의 현재를 벗어나긴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고민해 보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내가 하는 사업'이란 문장이 주는 울림은 설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참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업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겠지만,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던 것과는 달리 모든 것을 자신 행해야 하는 사업은 그 무게감부터가 다르다. 특히, 작은 규모의 사업에서는 더 그렇다. 요사이 제도적인 지원과 사회적인 분위기에 편승해 1인 기업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사업의 흥망을 오로지 자신에게 의지해야 하는 그러한 사업을 시작하는 이로서는, 남다른 각오가 필요할 법 하다.

 

 

 

이 책은 그러한 소규모 사업장의 CEO들에게 전하는 조언들을 담고 있다. 1인 CEO, 청년 CEO, 시니어 창업 CEO, 소자본 창업 CEO 처럼 창업의 현장에 발을 담근 이들에게 실패와 좌절하지 않는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규모 사업장의 CEO들에게 저자가 말하는 경영전략은 '깐깐한 경영, 소심한 경영'이다. 큰 기업을 꿈꾸며, 큰 기업에나 걸맞은 경영전략을 통해 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에 맞는 마인드와 경영 전략으로 무장해서 실패하지 않는 경영을 하라고 말한다. 소심한 꿈을 통해 차근차근 일과 이익을 일구어 나가라는 뜻이다.

 

 

 

기존의 경영서들에서 떠들어 대는 내용과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야심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사업에 맞는 목표와 전략을 만들라는 말로 들린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지나친 꿈과 목표를 보며 무리하게 달리는 창업자들이 부지기수다. 개인적으로 작은 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적이 있다. 그 시작에서 경영자가 말했던 내용은 이 책의 저자가 비판하는 내용과 다르지 않다.창업하는 순간 이미 대기업이 되어 있었다. 그때의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저자가 말하는 내용들에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작은 실패라도 소규모 회사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자잘한 실패 조차도 피해가고 예방할 수 있는 소심경영을 주장한다. 소심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가 많은데, 달리 말하면 차근차근 경영이다. 눈 앞에 보이는 정도를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경영이다. 내실을 다지라는 말일 것이다. 당장 밥벌이도 못하면서 멀리 보는 경영이 최선이냐는 물음엔 누구나 공감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 책 내용 중에 '블루 오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경영자들이 맨날 블루 오션을 찾아야 한다 노랠 부르지만, 그게 쉽냐는 거다. 큰 기업들도 블루 오션 창출에 무한 노력을 하는 판에, 작은 기업으로 맨날 블루 오션 타령으로 허송세월 보내지 말고, 레드 오션에 뛰어 들어 그 안에서 블루 오션을 창조하라는 거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마음에 들고 공감이 간다. 마음만 앞서서는 정작 필요한 부분들을 놓치게 마련이다.

 

 

 

책에는 이러한 소심한, 깐깐한 경영을 위한 팁들을 적어 놓았다. 그러나, 그 내용에는 심히 불만인 부분도 있다. 책소개에는 소규모 사업자들을 위한 맞춤전략서라고 했는데, 정작 맞춤이라는 단어에 맞는 이야기는 많지 않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모두에게 통용되는 마인드에 대한 부분도 많고, 소규모 사업자에게 맞춤형이라 할 수 있는 조언이 아닌 경우도 있다. 더구나, 조언들의 나열이다 보니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가 꽤나 어렵다. 즉,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마음가짐과 방향 제시 정도의 글이라, 맞춤형 전략서라는 개념에는 좀 동떨어진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자기 식구 먹여 살리겠다는 소심함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식의 저자 주장에는 상반된 평가가 있을 듯 싶다. 소규모 창업에 대한 현실을 보면 지극히 옳은 말이겠고, 시작부터 한계를 정해 놓고 스타트한다는 면에서는 머리를 갸웃할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저자가 말하는 차근차근이라는 말은 새겨 들을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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