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벌어지는 경이로운 마술쇼를 감상하다 - 왜 뇌는 착각에 빠질까 _ 스토리매니악

하나의 큰 신경 세포, 동물의 중추신경계를 관장하는 기관, 무게는 약 1,400g, 10¹²개의 뉴런을 포함.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설명이다. 사전적이고 의학적인 설명이야 이렇게 찾아보면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지만, 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들과 그 작용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우리 '뇌'의 일부분을 들여다 보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지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마술쇼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정의 했다. 인지신경과학의 측면에서 뇌가 보여주는 마술과도 같은 일들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연구한 내용이다. 특히, 왜 알면서도 속는지, 우리의 뇌가 속임수에 왜 그리 취약한지를 탐구하고 있다.

 

저자들은 유명한 마술사들의 트릭을 연구하여 우리 뇌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있다. 마술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트릭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 그 순간에, 우리의 뇌는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지를 설명한다. 마술 트릭이 지극히 과학적인 뇌 연구와 어떻게 접점을 가지게 되는지 아리송 했다. 마술의 트릭이 단순히 손장난이나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단순한 정의로 인지하고 있는 나로서는 좀처럼 둘 간의 관계가 연결이 안 되었다.

 

그런데, 지금 한 말이 뇌의 인지신경과학에 대한 탐구를 하는데 있어 저자들의 관심을 끈 핵심이다. 눈을 통해 뻔히 보면서도 속아넘어가는 그 상황 뒤편에 숨은 과학적인 움직임, 저자들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착각하는 뇌가 인간의 본질'이라는 정의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간 뇌의 감춰진 이면들을 잘 보여준다. 고차원적인 분석과 끝을 알 수 없는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했던 뇌에, 이렇듯 빈틈이 많다니 신기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빈틈을 우리 문화의 전반에서 이미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이 말하듯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술이며, 그 외에도 광고, 협상, 대인관계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즉,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도 전에 인간들은 그 착각의 비밀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착각의 비밀을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등장하는 39가지의 마술적 트릭과 그 트릭에 연결된 뇌의 착각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흥미롭다.마술적 트릭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는 게 재미가 있겠나 싶겠지만, 그 작용의 원리를 아는 것은 단순히 마술의 트릭에 속아 얻는 희열에 크게 뒤쳐짐이 없다.

 

다만, 과학적인 이야기로 들어갈 때는 분명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익숙지 않은 과학, 의학, 심리학적 용어들은 버겁고, 그 현상에 대한 설명 또한 쉽게 이해 가지 않는 것들도 있다. 때문에 저자들이 보여주는 뇌의 착각에 대해 아는 즐거움을 그 속살까지 즐기지는 못한 느낌이다.

 

단순히 뇌의 착각이 빚어내는 다양한 현상들을 접하는 즐거움으로 보면 좋겠다 싶은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원리에 대해 하나하나 깊이 들으려 하면 머리가 지끈거릴 수도 있다. 마술 트릭의 비밀을 벗기듯, 뇌의 비밀을 하나하나 벗겨간다는 재미로 보면 좋겠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156862570

문학·책, 왜뇌는착각에빠질까, 스티븐매크닉외, 21세기북스, 스토리매니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