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바늘 끝에 정신이 돌아오고 머리가 개운해지다 - 일침 _ 스토리매니악

 

어지러운 세상이다. 옳고 그름을 혼동하게 하고, 감언이설로 현혹하는 사람 천지다. 그 무엇보다 이런 난국에 필요한 것이 날카로운 충고, <일침>이다. 뻔히 보이는 잘못을 잘못했다 꾸짖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의를 외면하고 심지어는 동참하는 사람조차 있다. 조금 시야를 축소해서 보면 내 주위는 물론이요, 나부터가 그렇다.

 

이런 현실에 날카롭고 서늘한 일침을 날려주는 이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정민> 교수다. 저자는 사회 갈등이 곳곳에서 부딪히며 일으키는 지금의 어지러운 현실에서야 말로 일침(一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혼탁한 세상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나 자신이 두 발로 굳건히 중심을 잡기 위해서 말이다.

 

고전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한문학자답게, 저자는 소위 사자성어라 하는 네자 '일침'을 들려준다. 1부 <마음의 표정>에서는 마음 다스리기에 대해, 2부 <공부의 칼끝>에서는 선인들의 공부 단련법과 지식 경영법을, 3부 <진창의 탄식>에서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자들에 대한 일침을, 4부 <통치의 묘방>에서는 정치인들의 통치의 묘에 대한 날카로운 충고를 던지고 있다.

 

고전에서 찾은 사자성어를 풀이하고, 이를 우리 시대에 필요한 지혜로서 저자만의 생각과 설명을 담아 놓았다. 고전에서 뽑은 네 자의 가르침은 자체만으로도 날카롭다. 거기에 저자만의 서슬 퍼런 일갈이 더해져 정수리를 서늘케 한다. 무엇보다 짧고도 간결한 문장이 눈에 띈다. 에둘러 가는 것 없이 고전이 전하고자 하는 가르침을 정곡으로 찌르고 들어온다. 정말 바늘에 찔리듯이 따끔하고 정신이 번쩍 드는 문장들이다.

 

심한신왕 心閒神旺 - 마음이 한가하면 정신이 활발하다 

오서오능 鼯鼠五能 - 균형 잡힌 안목으로 핵심 역량을 길러라 

1부와 2부는 세상을 사는 개인에 대한 일침이다. 마음을 단련하고, 세상을 사는데 있어 필요한 지혜들을 전하고 있다. 중국의 고전은 물론이고 우리 선조들의 시와 문에서 전해지는 세상사는 지혜에 깨우치는 바가 많다. 

 

이 책의 백미는 3부와 4부에 있다. 제목처럼 진창에 빠진 나라, 그를 더 혼탁하게 만드는 권력 가진 자와 금력을 가진 자들에 대한 서슬 퍼런 일침이 너무나 통쾌하다. 극한으로 치닫는 양극화, 소통 없는 불통의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들을 만들어내는 이들에게 충고하는 속 시원한 문장들이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어찌 이리 속 시원하게 핵심을 꼭꼭 짚어내는지 읽으면서 내내 감탄했다. 더구나 선거 정국에 맞물려 벌어지는 일단의 폭로전을 통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혜가 여실히 투영되어, 정말 우리의 권력 가진 자들이 얼마나 배움이 부족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화생어구 禍生於口 - 모든 재앙은 입에서 비롯된다

구차미봉 苟且彌縫 - 구차하게 모면하고 미봉으로 넘어간다 

저자의 풍부한 고전에 대한 지식과 이 시대를 아우르는 지혜에 대한 통찰에 존경심마저 생긴다. 짧고도 강렬한 깨우침에 눈이 다 트이는 것 같다. 세상 사는데 갑갑함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해주고 싶다. 날카로운 바늘 끝에 정신이 돌아오고 머리가 개운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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