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3대가 위기라 했는데, 그런 말에 아랑곳 없이 슈퍼 부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다지고 있는 가문이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감히 상상조차 못할 부를 쌓은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더불어 대대손손 그 부를 유지하는 그들의 능력이 대단해 보인다. 특히 요즘같이 금융위기니 경제위기니 하는 시기에,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은 그들의 생존력이 한층 주목을 받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며, 그들이 어떻게 부를 쌓고 이를 몇 대에 걸쳐 유지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총 5장에 걸쳐 이야기 하고 있는데, 1장과 2장에선 부의 형성에 대해, 3장과 4장에서는 위기와 고난을 견디고 살아남은 생존에 관해, 5장에서는 로스차일드 가문과 연관된 세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보통 로스트차일드 가문을 다룬 책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하나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한 음모론의 시각이다. 전쟁을 일으킨다든지, 세계의 경제적 위기를 일으킨다든지 하는 대사건들의 배후에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부를 쌓기 위해 비열한 수를 쓰는 그네들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이중적인 모습의 그들을 말하는 책이 많았다.

이 책은 그런 일반적인 시각과는 조금 다른 로스차일드 가문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의 형성과 유지 그리고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이 행해온 방법들을 담담히 풀어 놓고 있다. 지나친 음모론을 배제한 모습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행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나쁘지 않았다.

내 생각에,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행적을 가볍게 리뷰하는 정도가 아닌가 싶다. 일전에 로스차일드 가문을 다룬 다른 책을 본적이 있는데, 그 책에 담긴 내용에 비하면 깊이는 얕지만,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좀 더 넓다는 느낌이다. 즉, 다양한 행적들을 다루고는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세세한 부분까지는 말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로스차일드 가문의 부에 담긴 비밀을 살짝 겉만 핥고 지나간 느낌이라 아쉬운 감이 남는다. 2대나 3대에 걸쳐 특유의 경제감각으로 부를 증가시킨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일화들이 단편적으로 들어가 있다 보니 맛만 보고 만 느낌이다.

비교적 가벼운 내용들이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이 지향한 글로벌 경제왕국을 위한 그들의 노력을 보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유럽의 폭풍같은 변화 속에서도 끝없이 변화하고 진화한 그리고 마침내는 살아남은 그들의 이야기에 느끼는 바가 많아진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이뤄낸 부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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