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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R. 쿤츠'라고 하면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누군가의 서평에 의하면 작가의 책은 기본이 별점 3개를 주고 시작한다고 할 정도다.
작가의 책을 전부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다.
슬슬슬 읽혀 나가는 문장구성하며, 영화를 보듯 머릿속에 그려지는 작가의 이야기는 '!'를 마구 찍어준다.

" If you want to a thriller, here's your textbook. "
" 만약 당신이 스릴러 작가가 되길 바란다면 이것이 바로 그 교과서이다. " - 20세기 범죄추리작가사전
멋진 카피에 이끌려,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미혼모인 '크리스틴'과 그녀의 아들 '조이'가,

마녀 같은 모습을 한 노파와 그녀가 이끄는 황혼교단이라는 종교집단으로부터,

살해의 위협을 받고 그들로 부터 추격을 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책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정말 거짓말 안하고, '무서웠다.'
늦은 밤에 읽기 시작했는데, 허세스러울지 모르지만 두근거리는 가슴에 몇 일 책을 덮었을 정도.
작가가 쓴 '베스트셀러 쓰는 법'이란 책에 나오는 구절인,
" 나는 서스펜스로 가득찬 첫장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라는 문장이 딱 들어맞는 도입부였다.

엄청난 도입부에 비하면 뒤에 이어지는 전개부는 어느 정도 소프트하다.
물론 지루하거나 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작가의 구성력이 돋보이고, 전체적으로 줄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말 그대로 스릴러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이야기 구성이다.

굳이 불만스러웠던 부분을 말하라면 주인공들이 너무 무기력했다는 정도랄까.
처음부터 끝까지 당하기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주인공들을 제외한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의 활약이 너무 미미한 점도 약간은 불만스럽다.

그렇게 작가는 주인공들을 매섭게 몰아붙여 한계까지 몰고 간다.
그.러.나!!
왜???
결말은 오컬트(occult)로 끝나는 거지??

결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스릴러답게 주인공들의 반짝이는 재치와 활약으로 끝맺지 못하는 것이 불만인것이다.
뭐, 어쩌면 이도 읽는이의 취향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오컬트로 끝나는 결말은 심히 불편하다.

솔직히 책을 덮으면서 정말 불만이었던 것은 따로 있다.
대체 왜 '살인의 기술'인거야??
정말 생뚱맞은 책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원제를 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고, 책 내용과는 더더욱 안 어울린다.
도대체가 싱크율 0%의 제목이다.

또한, 보았던 책이 1판 1쇄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야기 흐름을 끊는 꽤 많은 오자는 너무 치명적이었다.
오오~ 하며 몰입할 즈음, 구멍난 양말의 발가락 처럼 빼꼼히 내밀고 있는 오자는 정말이지..

오자 중에서도 정말 치명적인 것은,
중간에 남주인공이 갑자기 반말을 쓰다 존대를 쓰다 하는 부분이다.
처음엔 남녀 두 주인공이 감정선이 변해 반말을 하는 부분을 놓쳤나 해서 앞부분을 다시 훑어보기 까지 했다.
전혀 그런 부분이 없었는데도 갑작스레 반말이 시작되고, 그러더니 다시 존대, 다시 반말.. 다시 존대..
원서를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작가의 의도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책을 읽는 흐름이 완전히 끊겨 한참 헤맸다.
나중엔 포기하고 모든 반말에 존대를 붙여 읽었다. -_-;;

사족으로 좀 더 책에 대한 정보를 덧붙여보면,
본 작품은 이전 번역판이 존재한다. 출판사가 바뀌고, 일종의 개정판인셈.

다른 분이 달아놓은 정보를 옮겨보면, 저런 어처구니 없는 제목이 붙은 것은,
책 출판당시의 인기있던 '~기술' 시리즈 때문에 붙은 것이라 한다.

그리고, 책을 보면 알겠지만 번역하신 분이 일어 번역을 하시는 분이다.
나도 처음 책 앞부분에 번역가 소개를 볼때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본 책은 일본판을 중역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있다.
다른 분의 서평을 보면 일본식 표기의 번역이 많다고 한다.
일본판 중역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한번 거쳐온다는 느낌을 버릴수는 없을 듯하다.
절판된 영문 번역판('황혼의 노예들' / 김진준 / 이화문화출판)을 읽어보고 싶다.

아~ 정말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책이다.

스토리매니악, 살인의기술, 딘R쿤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