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모여서'을 받아 보았을 때 '손으로 읽는 그림책'이라는 말이 참 생소했다. 나와 내 아이의 외적인 건강에 별 다른 이상이 없기 때문에 더욱 느낌이 그랬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좌측 상단에 오돌토돌하게 점자가 손가락 마디에 잡혔다. 점자를 모르니까 가만히 눈을 감고 슬그머니 만져 보았다. '아, 손가락 마디를 통해서 가슴으로 전달되는 감동이나 정서가 있는 거구나. 그렇게 그들은 눈 대신 손마디로 생각을 읽어가는 구나.' 이런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2년 전 교회 축제 때, 우리가족이 횡으로 나란히 서서 수화찬양을 햇던 기억도 났다. 아이들에게 앞 못 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과 함께 어울어지며 눈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말도 해 주게 됐다. 저절로 정서적 교육이 겸해진 것이다.

 

 

이 책은 일단, 책의 질이 너무 좋다. 그리고 색상이 참 예쁘고 그 색상으로 인해 마음이 활력을 얻게 되는 그런 느낌마저 든다. 스토리도 복잡함 없이 유아의 눈높이에 걸맞게 이루어졌다. 장면 장면 이미지마다 테두리에 굵은 선이 더해져서 이 책은 유아들이 그림과 내용과 촉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게다가 동그라미, 세모, 그리고 네모에 대한 인식을 반복하게 됨으로 저절로 생각 안으로 그것들이 들어가 앉게 되고, 그 수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숫자 인식도 더불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이미지들을 보다보면, 무서운 우주괴물을 빼곤 로보트를 포함해서 모든 햇님이든 문어든 어린이 친구이든 모두가 방실방실 웃고 있다. 그 모습 따라서 유아들도 손짓하며 웃게 될 것이다. 만지며 느끼며 유아들의 인지능력 발달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책이고, 점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각장애인 친구들에 대한 생각도 마음 속에 담아 함께 어울어지게끔 인도할 수 있는 책이다. 세 개의 도형으로 열기구를 만들고 잠수함도 만들며 여행을 떠나는 이 책은 '손으로 읽는 그림책 시리즈' 7권 중에 한 권이다. 다른 6권도 구매하여 아이와 함께 알록달록한 세상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모와 네모 그리고 동그라미 안에 우리의 마음을 담아 이 세상 모든 친구들의 손을 잡으러 떠나는 여행, 이런 책은 성장기 유아들의 정서 발달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책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