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에 등장한 비행기들의 이미지가 우주전함 같이 멋지고 제법 폼이 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조금씩 꿈틀거리는 느낌이다. 아마도 완성을 시키면 눈을 치켜 뜨고 하늘로 날라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비행기 이미지들이다. 일반적으로 종이비행기라 하면, 신문지나 A4용지 같은 것으로 접어 거의 어슷비슷한 모양의 비행기를 접어 날리곤 했다. 그런데, 이 책 속의 비행기들은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미래형 비행기 같다. 해골 모양도 있고, 사슴벌레나 가오리, 상어 같은 모양도 있다. 그런 모양들이 자그마치 100개나 된다. 세상의 수많은 비행기들은 모두 손 안에 넣은 듯한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원하는 비행기 그림 하나씩 접고 오른 손에 쥐어 들었는데, 과연 내가 만든 비행기가 어떻게 멋진 모습으로 날아갈까 하는 궁금증이 어우러진 웃는 모습을 짓는다.

 

책 속에는 중요한 비행기 날리는 TIP이 들어 있다. 종이비행기 잘 날리는 방법, 날아가는 모양을 바꿀 수 있도록 날개 조절하기, 접어서 잘 보관하는 방법, 그리고 비행기술(수직 발사, 곡예 비행, 방향바꾸기)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수많은 종이비행기를 날려봤지만, 그 간단한 비행 원리를 알지 못했다. 실제로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책 속 비행기술대로 날려보았더니 정말 코너를 돌면서 폼나게 날아갔다. 이런 간단한 비결은 아마도 우리집 대대로 이어져 되물려질 중요 비책 가운데 한가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스운생각도 났다.

 

 

이미지와 점선을 딱 맞혀서 만든 비행기,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의 수고가 엿보인다. 어떻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치밀한 구성이 이루어 졌는지 대단하다. 그 수고에 얹혀서 우리 가족은 한 없이 그리고 신나게 비행기를 접어서 재멋대로 날려도 보고 비행기술 따라 곡선을 그리게 던져도 보고 했다. 그림없이 밋밋한 비행기만 날리다보니 이 비행기는 아까워서 찢어지기 전까지는 무조건 보관하게 될 것만 같다. 동화가 날아다니고 꿈이 실려 휭휭 비행하며 세대 간의 간격을 좁혀주는 데 이만한 놀이가 또 있을까. 가족이 모여 종이비행기를 날릴 때 그냥 날리면서 끝내지 말고, 예술 점수와 멀리 날아가는 점수를 합산해서 맛있는 거 사주기 게임 같은 걸 병행하게 되면 더 재밋고 답합도 되고 기쁨이 넘쳐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