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마튜와 토미, 두 아들을 둔 아빠가 그 두 아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쓴 이야기 입니다.
두 아들이 평범한 아이들은 아니죠. 둘 다 장애인이니까요. 한 명은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다른 한 명은 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한가지 물건에 집착하고, 손가락을 빠는 행동을 반복하고 이런거죠. 둘째아들 토마는 한 가지 질문만을 반복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아빠 어디 가?"라는 질문을 항상 반복합니다. 그러면 아빠는 그 대답에 항상 대답을 해줍니다. 지칠만도 하지만 아빠는 그 반복적인 대화를 놀이로 만들어냅니다. 그런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그 아이들을 보살피는 아빠는 끊임없는 인내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같은 것을 수도 없이 늘 반복해서 가르쳐주어야만 합니다. 책 속 저자의 말을 빌려서 '시대가리'라고 불리는 지푸라기로 가득찬 머리를 가진 아이니까요. 

이 책 속에는 장애아들을 둔 아빠의 '슬픔 이나 고통'이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동정을 구하는 책이 아니죠. 이 책 속에는 블랙코미디가 있습니다. 장애아동을 키우고 있는 모든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견디기 힘든 힘든 상황이 오면 극한의 상상을 하게될 것입니다. 저자는 그 상상만 했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블랙코미디로 털어놨습니다. 마치 자신의 아들들을 놀리며 무시하기도 하고, 너무도 사랑해서 그 현실을 도피하려 발버둥 치는 아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그렇다고 울수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만드는 블랙코미디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장애아동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 대해서 반성하게되었습니다. 사실 그 사람들이 나에게 피해주는 것도 전혀 없는데 웬지 가까이 가기 싫고, 꺼려지게 되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러니 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죠. 그리고 그러한 시선은 비단 저 뿐 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적 시선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하지만 이 책은 장애아들을 불쌍하게도 보지 않고, 이상한 존재로도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단지 일상적인 일들을 다른 시선으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표현했습니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우리가 바라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더없이 맑고 깨끗한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사는 세상 속에서 배운 생활의 지혜는 우리가 영영 배울 수 없는 것들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그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