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어디로 여행가?
마눌님께서 둘째를 임신하신 후 주말이면, 4살 된 아들과 단둘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몽골문화촌, 두물머리, 임진각, 강화도 등 서울근교와 경기도 인근이 주를 이루는 여행이지만 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여행인지라 나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봄이가 제일 좋아하는 모자를 쓰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바람이 신이 나서 세게 불자
봄이 모자가 휙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빠, 해님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
보통 야외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간혹 투덜거리기 일쑤다. 아직은 어린 아이를 너무 혹사시키는 건 아닌가 싶다가도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이 좋은 교육이다’ 싶어 좀 무리하기도 한다.
“아빠, 너무 힘들어! 좀 쉬어야겠어.”
“아빠, 다리 아파! 여기 좀 앉았다가 가.”
“아빠, 너무 더워! 해님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

봄이 모자는 날아가고
……또 날아갔습니다.
“바람 따위는 없었으면 좋겠어!”

해님은 소중한 거야!
투덜거리는 아들과의 여행을 마치고 퇴근 길 서점에 들러 구입한 책이 바로 서한얼의 <바람이 불지 않으면>이다. 해님도 바람도 꽃씨도 꿀벌도 나비도 왜 소중한지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을도 멈췄습니다.
배들도 멈췄습니다.
모두가 멈췄습니다.

책을 읽어주고 꼭 해주면 좋은 놀이가 있다. 바로 <없어졌으면 좋겠어>놀이다. 나무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바다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꽃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하나하나 아이의 엉뚱한 생각을 이야기로 나누는 놀이 말이다.
“아들아, 아빠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경찰서에 신고하면 되지!”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사소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줘요. 봄에 읽어주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