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낄낄대며 가볍게 읽기 그만이다. 이 작품 역시 그랬던 책. 호흡도 짧고, 인물들도 개성 넘치고.

- 도우미
과대 망상증에 시달리는 모델. 스토킹 당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런 일 없다.
오디션 장에서 이라부와 꼴사나운 장면 연출

- 아, 너무 섰다!
아내가 바람을 피워 이혼한 남자, 무기력하다. 욕도 못했고 위자료도 못 받았다.
그런데 성기는 계속 발기 상태. 이만 저만 곤란한 게 아니다.
남의 말에 그냥 따르는 성격이라 스스로 궁지에 빠지고 만다.

아내에게 욕 하러 가자는 이라부, 하지만 별 얘기도 못하고 돌아서고.
그러다 대학병원에서 실험을 하겠다고 하고, 구경거리가 됐다는 생각에 분노.
죄다 때려 부순다. 감정을 폭발시킨 것이 효과가 있었던지 빳빳한 놈에게서 해방.

- 인 더 풀
몸이 안 좋아서 수영을 시작한 남자. 행복감을 느끼고
그러다 급기야 집착하게 된다. 이라부도 덩달아 수영을 시작. 러너스 하이!

서른이 넘으면서 자만심을 가지게 된 거야. 남자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 어른 대우를 받게 되자 이상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회사 이야기를 할 때도, 어느 부서의 누구누구는 멍청이라든지, 그 담당자는 무능하다든지, 그런 말만 하잖아. (...) 인간관계란 그런 게 아냐. 일이란 것도 서로 도우며 하는 거잖아.

인간의 뇌란 말이야, 위급할 때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는 거야. 그것이 엔도르핀인데, 다시 말해 신의 애틋한 배려라고나 할까. 난 아직 경험이 없지만, 목이 졸려 죽을 때, 처음에는 괴롭지만 죽는 순간에 이르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거야. 따라서 고통스럽게 죽는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어.

결국 밤에 수영장 잠입을 시도하던 이라부와 카즈오, 실패하고 도망침. 아내와의 x로 해피 엔딩.

- 프렌즈
문자 중독에 걸린 남학생. 거짓 인간관계, 인기 유지를 위한 cd & 청바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로 한 이라부와 유타.

이라부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서 유타는 생각했다.
이 남자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미움받는 걸 신경 쓰지 않는다.
어린애와 똑같이, 다른 사람에게 뭘 맞춰 준다는 생각은 아예 없다. 그래서 혼자 있어도 편한 게 아닐까.
이라부의 순진함이 부러웠다. 혹시 그것이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친구 없는 걸 좋아하는 간호사.

- 이러지도 저러지도
최악을 상상하는 버릇, 화재망상증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남자, 논픽션 작가 요시오.
확인행동의 습관화
이라부는 경쟁 병원을 모함하느라 정신이 없고 심지어 요시오와 함께 가서 돌을 던진다.
그 와중에 불안해서 남의 일까지 참견하게 된 남자.
홈리스 시인 인터뷰, 엉터리에다 성추행 범이었다. 심지어 각성제 밀매인!
단숨에 영웅이 된 요시오. 게다가 이라부가 타이어에 장난을 친 경쟁 병원 원장의
주사기 불법 투기 문제도 밝혀냄.

세상은 참으로 신비롭다. 이런 역할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걱정을 끼치는 인간이 있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걱정하며 안달하는 인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