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2,3...이런 식으로 주인공은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인물들이 더 들어오거나 빠지면서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드라마. 기욤 뮈소의 이야기들이 그런 느낌이다. 젊은 감성의 트렌디한 느낌을 바탕으로 사람과 장소가 달라지는데, 나중에 설명하라고 하면,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가 뒤섞여서 말로 나오는 소설들. 시간이 흘러거 잘 기억못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주제의식이나 내용이 비슷하다. 그런데, <천사의 부름>이후로 뭔가 조금씩 첨가된다. 탐정소설이나 스릴러 혹은 미스테리적인 사건들이. 그래서, 조금 더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기억된다.

 

    7년이란 시간이 사람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묻는다. 변했을 것 같은, 그리고 남이 되었을 것 같은 시간이, 그리고 시간의 변화에도 변함없는 사람과 사랑에 대한 태도와 느낌을 그린다. 아들이 실종되었을 때 아날로그 시대에는 전단지 붙이고 방송을 통해 아이를 소개하는 수준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면, 이 책의 세바스찬과 니키는 다르다. 평범한 사람이 수사관처럼, 혹은 그 이상을 넘어 행동하는 것을 보면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부모가 몇 이나 될까? 하는 생각에.

 

    카미유와 제레미는 부모세대가 이해할 수 없는 요즘 아이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전의 기욤 뮈소가 남녀의 사랑을 중심으로 아이나 강아지는 주변인물로 보여줬던 데 반해, <천사의 부름> 이후 이 작품에서는 더욱 가족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너와 나에서 우리로 변하는 사랑 이야기의 진화로 보인다.

 

    이야기의 속도감이 역시 빠르다. 그래서, 책읽기가 힘든 사람도, 시간이 없어도 빨리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남는 건 작가가 항상 말하는 '그래도, 여전히, 결국 사랑!' 이 느낌! 그래서, 비슷한 이야기일 것을 짐작하면서도 행복하다. 마치 시즌 13까지 만들어내는 드라마처럼.

 

    "난 나 생애에서 불처럼 뜨거운 사랑, 오직 하나뿐인 사랑을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에게 모든 걸 주었다가 다시 빼앗아간 사랑, 우리의 삶을 한순간 환하게 비추었다가 다시 영원한 폐허로 만들어버린 사랑을...(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