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저자에게 민폐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책 꽤 재미있게 읽었다. 학술적 성격임은 분명한데, '화랑세기'와 '삼국유사' 등 역사자료들을 바탕으로 개진되기 때문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 그리고 민담같은 느낌을 풍기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위인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인물의 일대기를 시간순서대로 배열했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게 내용을 기억할 수 있다. 김유신과 김춘추의 관계에서 알고 있던 춘추가 조금은 새롭게 다가온다. MBC에서 방송되는 '선덕여왕' 덕분에 신라시대의 복잡하고(?) 낯선 가계도가 눈에 확! 와 닿는다는 점이 좋다.

      저자는 미리 처음부터 이야기한다.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때문에 신라시대에 나당연합군이 고구려와 백제를 점령한 것은 부도덕의 소치쯤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하나의 독립국으로 인지하고 춘추를 조명해야 하나의 인물로 완벽하게 볼 수 있다고.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쩌면, 조금 연세가 있는 세대와 조금 젊은 세대간의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신라의 삼국통일의 한계 2가지를 배웠지만, 그것이 신라의 협소한 생각때문이 아니라 그 시대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기에. 원산만에서 대동강까지의 통일, 더 넓은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당시의 북방민족들의 견제도 고려해야 하지 않았을까? 외세를 이용한 국내견제. 사실이지만, 신라가 오히려 지혜롭게 다른 세력을 이용해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진 4C-6C의 상황에서 재치있게 대처한 것이 아닐까?

       여하튼, 춘추 혹은 태종무열왕에 대한 시각을 정립하거나 혹은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기에 좋다. 편집 또한 깔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