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철학자, 바하를 좋아했고 바하곡 연주에 훌륭했던 오르가니스트, 30세의 나이에 의학공부를 시작해 7년만에 마치고, 아프리카에서 생애를 쏟아부었던 사람, 1954년 노벨상 수상자. 여러사람의 인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다. 화려하지만, 봉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찼던 사람. 그래서, 좋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많다면 많지만, 이런 삶이라면 진짜 살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 중에 한명인 슈바이처. 박사라는 호칭도 있지만, 그냥 자신의 재능을 자신의 명예와 유익, 권력을 위해 쓰지 않고, ’옳은 것’을 위해 살려고 노력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가 사는 이 시간, 이 장소에서 최소한 슈바이처의 삶의 정신을 바탕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

     위인전은 어렸을 때 읽고, 어른이 되어서는 성공한 사람의 삶을 읽으며 벤치마킹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정립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꺼려지는 부분도 약간씩은 있겠지만, 그것은 가치관의 차이 혹은 세계관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아는 것은 아는 것에 머무르느냐, 아는 것을 실천하느냐, 아는 것을 실천하되 죽기까지 실천하느냐 도중에 포기하느냐, 이렇게 분류할 수 있지 않을까? 아는 것에 머물면서 지행분리의 삶을 사는 것이 대부분이고, 어떤 의식을 갖고 그렇지 않은 삶을 살다가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좌절하다가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래도’ , ’하지만’ 
     자신이 이 세상에서 태어난 역할을 다하고, 어쩌면 그 이상으로 해낸 사람도 있다. 비단 슈바이처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옥수수재배를 한 한국의 농업박사와 우리나라에서는 이름도 낯선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분들을 보면 경외감을 지닐 수밖에 없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많이 공부했다는 것, 좋은 조건이라는 것, 남보다 조금 더 행복하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눈을 맞출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