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전문채널 자막뉴스 몇 단어를 연계하면 한 편의 소설이 가능하다. 전인대 한 달 전 쯤에 중국 당국이 CIA 요원 추정 30여명, 그리고 미국의 중국기업들에 대한 제재 혹은 거래제한, 탄핵 후 2017년 3월과 4월에 미국의 펜스와 틸러슨이 권한대행을 꼭 만나야 했던 이유, 우리나라 군인 1000명의 암살부대. 이 때만 해도 설마...했었다. 그런데, 위수령과 기무사 최고책임자는 미국으로 도망가서 오지도 않는 상황,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사람들의 소속, 그 이후 미국의 대응, 며칠 전 일본의 북한 정보담당자 3명 탈북소식을 인용한 자막뉴스까지.

 

    이 책에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쿠르드 족을 이용한 CIA의 요원 배치와 어마어마한 돈 액수를 보면, 우리나라 군인들이 1000명에서 정예로 수백 명으로 압축된다 해도 미군 선발대로 방사능에 피폭되거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어이없게 죽은 미군들처럼 우리 군인들이 그 모습이 될 수도 있었을지도. 전설처럼 내려오는 CIA요원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 책에서 단문으로 등장하는 과거 CIA 판단으로 버려진 쿠바 사람들과 쿠르드 족 이야기는 '미국'이란 나라가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라크와 달리 군사작전을 전개하기에 주한미군의 숫자가 충분하므로 오바마 2기 정부동안 북한에 대한 그들의 입장, 펜타곤과 CIA, 국방장관의 생각와 역할을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 정보가 충분했음에도 9.11을 막지 못했던 이유, 정부의 핵심문제로 남기지 않기 위해 부시와 체니, 럼스펠드, 라이스가 한 편이 되어 이라크를 어떻게 대응하기로 했는지, 파월의 입지와 그의 생각이 왜 다수를 설득할 수 없었는지, UN 안보리 표결에서 미국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때와 그렇지 못한 때는 어떠했는지 일자별로 드러난다.

 

    특히, 우리나라 한동안 자주 이야기한  '악의 축' 발언에 대한 뒷 이야기는 허무할 정도로 의미 없다. 이라크 전쟁을 언론에 가리기 위해 1순위 북한, 2순위 이란을 내세운 것. 여기에 그들이 전쟁을 대하는 태도는 모든 상황을 전제하고 이해하더라도 '국민'이 보이지 않는다. "부시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다. "역사라는 건"...(중략)..."우리는 알 수 없을 겁니다. 그때쯤이면 우리 모두 세상을 떠난 뒤가 될 테니까(p.583)." 밥 우드워드가 접촉한 사람들과 정보들을 토대로 표현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은 뉴스에 등장하던 부시 행정부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다. 그가 표현한 단어나 어조는 객관적이다.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 말아야 한다의 개념과 달리,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관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언론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세밀하게 설명하고 묘사한다. 그래서, ​정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수준이 얼마나 달랐는지 돌아보게 한다. 악의 축 발언 이후 한 칼럼니스트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예상한 혼잣말은 그 때, 우리는 얼마나 다른 해석을 했는지 과거의 신문속에서 찾게 된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지금 교도소에 있는 여성 대통령이 사인한 문서들을 제대로 이해는 했을까? 부시 행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최소한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몇 사람들과는 인사, 재무에 대한 문제들이 아직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현재 제1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면(2016년 12월 2일을 전후해서 국회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이 갈 때 자신은 전화기가 2대라며 웃던 모습, 여기에 UN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호언하던 모습을 모습을 잊을 수 없기에) 뒷배가 어떤 세력인지 더 궁금해진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