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지원아래 김대중 정부에서 부동산이나 주식부자가 된 사람들에게 그 시절은 더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러나, 그 시기에 그에 몇 십배 혹은 몇 백배 되는 사람들은 실직과 가족해체를 겪으며 평범한 일상이 깨졌다. 그리고, 그 두 집단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대로 살아왔다. 아마도 fta도 이렇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한다면 과감히 깨뜨려야 할 것 같다. 엄청난 세금을 추가부담해야 할 수 있으므로. 1998년과 1999년에 전기를 아끼느라 방송시간마저 제한했던 것은 애교일 것 같다.

    isd. 투자자와 국가간의 소송. 이 말 자체부터 이미 국가가 최소한 80%이상 질거라는 생각이 든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는 각 조직의 운행속도를 표시해 놓았다. 공공분야는 민간을 따라갈 수 없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면 잠깐 앞설 수 있겠지만. 의사결정체제, 지도자의 능력(본인이 나라는 완전히 장악하면 뛰어나다 평가받을 수 있지만), 조직원들의 이탈 정도 등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이라면 국가의 위치가 달라진다. icsid를 움직이고, 성문법 국가에 판례법 중심의 미국식 법을 이식하고, 부작용이 생겨도 그냥 참으라고 말할 것 같다.

    이명박 정부 때 귀가 따갑게 들었으면서도 먹거리 외에 크게 관심을 가질 수 없었던 한미 fta. 찬반 양론의 입장이 같은 자료를 다르게 해석하고 사이비 전문가들과 어용학자들 사이에서 진실을 알 수 없었다. 조용할 때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혹은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체에 당황한다. 이 제도를 왜 노무현 정부에서 했을까, 이명박 정부는 과연 대한민국의 국익을 생각했을까, 박근혜 정부에서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보면 생각은 과거에 가 있다.

 

    1960년대 이후 차관을 들여오기 위해 일본과 미국을 상대로 얼마나 저자세로 어떤 내용의 문서작성을 했을까. 일제강점기 시대와 미군정기에 있었던 여러 물음표들은 여전히 여백이다. 특히, 분명히 자신들이 잘못 관리한 원전사고의 후유증을 유독 대한민국에게만 태클거는 일본이 이상하면서도 우리나라가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이럴 때, 하나의 장면이 떠오른다. 남미 독재자 피노체트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을 때, 수십 년 동안 fbi가 갖고 있던 그의 자료를 클린턴 정부가 문서 자체로 내놓았다. 그 양이 어마어마했고 종이질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했다. 그것이 미국발전의 원동력인가 생각하면서 우리나라는 4대강 관련 내용이나 국정원 문제의 본질을 국민들이 알지 못하고 어물어물 넘어가는 현실이 비교됐다.

 

    그런데, nafta와 cafta관련해 미국이 그 정도의 제스처는 취해야 상대방 국민정서가 뒤늦게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이 있지 않았을까?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무엇인가 좋은 점을 언급했다면 그 뒤에 우리나라에 엄청난 무기산업 체결을 앞두고 있을 때인 것처럼. 이 때는 보건법 개정을 위해 공화당 제조업 관련 의원들을 대변하는 그가 이해되지 않지만 이해된다. 그래서, 정치지도자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그 뒤를 보게 된다. 진심과 진정보다 중요한 것이 국익이므로.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디 있을까?

    이 책은 초등학교 4-5학년 정도의 사회과목 인지능력만 있으면 쉽게 읽을 수 있다. 조목조목 어려운 법률용어로 비판하는 게 아니라 변호사 자신이 본 미국의 실상을 편협하지 않은 발췌를 근거로 생각의 고리를 잘 연결한다. 보통 인용자료를 선택하고 해석하는 것을 보면 읽던 책도 덮고 안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의 서술문장이나 자료들은 하나에 집중한다. 대한민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어떻게 앞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허덕이지 않고 건강하고 건전하게.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속을 차릴 것을 말한다. 폐지처럼 할 수 없는 것을 말하지 말고 샌드위치되지 말고 조커로 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시선이 더 강하게 와 닿는다. 분명 우리나라 식당에서 보는 중국 출신의 서비스인들이나 뉴스 속 윤리의식 없는 중국인들이 중국의 전체는 아니다. 면세점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제주도에 어마어마한 땅을 사들이는 사람들, 한정판매 초고급 자동차를 책 한 권 사듯 소유하는 사람들. 비자금 단위가 100억이나 1000억 대가 아니라 최소한 조 단위는 되는 사람들. 이미 여러 부문의 국제 시상식에서 중국인들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은 이미 중국 정부의 날숨을 감지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한미 fta와 함께 한중fta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려보게 한다.

    "법이라는 것이 이처럼 해석이 중요한 것인데, 해석의 기준을 쉽게 정하지 못하는 중재재판부에게 미국의 판례법과 그 해석의 전개방식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누누이 강조했지만, 이것이 미국의 2005년 이후의 신(新) fta 정책이다(p.181)." "이러한 교묘한 자국법의 수출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수출하지 않는 법이 있다. 외국과의 fta 과정에서 미국은 환경과 노동문제에 관해서는 자국법을 표준으로 삼지 않는다...(중략)...미국의 노동법과 환경법은 그 기준이 상당히 엄격하다(p.168)." "공공정책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국가의 개입이라는 측면에서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측면이 있다. 미국 투자자에게는 맛있는 먹잇감이 될 것이다...(중략)...대한민국의 공공정책은 위축될 것이며 공기업의 민영화는 늘어날 것이다(p.204)."

    아무리 설명해도 결론을 하나일 것 같다. 개그 콘서트의 뿜 엔터테인먼트 버전으로 하면, "주민자치센터 문화수강 혜택 끊기고, 노인들은 노령연금은 커녕 고혈압 약 3개월 분을 타러 서울 병원에 오느라 몇 만원 열차 요금내고, 발전소 처리기나 냉각기 사고로 물고기 떼죽음이 마을공기를 덮어도 그냥 살아야 하고, 로스쿨 졸업하고 앰뷸런스 추격자로 구두굽 닳게 뛰어봐~야 정신차리지?"

 

    이 글에 있는 영어는 모두 대문자입니다. 키보드 이상으로 소문자만 표기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