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경쟁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경쟁하는 도시. 우리나라에서 서울과 부산도 이런 관계가 아니고 부산과 인천도 이렇지 않은데, 워낙 땅이 넓고 베이징과 상하이 각각 역사적 정당성과 현재의 실익을 고려하면 보이지 않는 긴장과 경쟁이 존재하겠다 싶다.

    근대와 현재를 보면 두 도시가 경쟁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필연이 보인다. 경파와 해파의 문화적 성향으로 시작되어 거대한 인구밀집으로 베이징이 고급문화로 성장하면서 한 층 아래로 보는 상하이의 문화가 80여 년의 세월 뒤에는 고도의 경제도시가 되는 상하이와 문화를 훼손된 도시 속에서 옛 것을 지키려는 베이징으로 남는다.

    상하이 사람들에게 '부질없는 정치를 좋아하는 베이징 사람들'이고, 베이징 사람들에게 '대상하이의 소시민'이지만 계산적인 면에서는 배우려고 한다. 상하이의 예의에 대한 세 가지 원칙을 보면 확연히 드러나는데, '관시'가 지배하고 있다는 베이징 혹은 공산당 실무체제와는 달라서 같은 나라 사람인가 싶다. 오히려 일본인에 더 가까운 성향처럼 보인다. 신세안지고 빚진만큼 갚는 성향이.

    워낙 긴 글인데도 두 도시의 성향이 워낙 다르고 중국의 역사, 지리적 특성, 사람들의 성향, 사람들이 자라난 환경이 달라서 한 집안에서 자란 성향이 완전히 다른 두 형제 혹은 두 자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흥미롭다. 여행하는 방식도 상하이인은 가족 단위로, 베이징인은 동급생이나 친구들끼리 무리지어 다닌다고 하니 이렇게 특성지을 수 있는 것 또한 신기하다.

    한국 혹은 일본이 보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각 지방의 사람들을 보는 관점도 알 수 있다. 중국학자여서 그런지 텐안먼 사태처럼 민감한 정치문제는 제외하고 신해혁명과 마오쩌둥의 정치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