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위녕에게 하는 사소한 단막의 일상이 한 번쯤은 고민했음직한, 그래서 더 수긍할 수 있는 면들이 많았다. 사소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소소하게 풀어나가는 면에서 글을 읽는 속도를 느리게 하지 않아 좋았다.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사춘기의 끝무렵, 혹은 부모가 되면서 사춘기에 들었다 싶은 자녀를 둔 시점의 갖가지 생각들이 이 책에서는 어쩜 그리 불편하지 않게 표현했는지 신기하다. 어쩌면, 모녀관계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정서상 가까울 수 있는 관계. 멀어졌다가도 어떤 계기를 통해서 이해하게 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읽으면서, 사춘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난 날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어쩌면, 내 친구가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우리 엄마는 이런 고민들을 해 봤을까? 하는 등의...확실한 것은 자신만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 혹은 진로문제때문에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잡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작가가 아닌, 엄마 혹은 엄마친구가 위녕의 모습을 한 자신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음을 다독여 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마지막 부분에 써 놓는 ’수영’에 관한 작가의 이야기는 다음 내용을 읽을 때 수영하러 갔는지, 아니면, 오늘도 못 갔는지 약간의 호기심을 갖게 하기도 한다.

     책 제목만큼이나 힘을 주는 내용, ’그러니까’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누구나 갖고 있는 상황과 현실앞에 다시 한 번 생각을 환기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