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말한 "신은 죽었다"는 말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것의 표상적 의미와 의미론적 사이의 간극사이에서 이해해야 하는 난해함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이 도전적이면서 자극적인데도 읽을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신"이 없는 사회.

 

     철학적, 종교적 사유를 기대했다면, 이 책 접는 게 좋다. 오히려 사회문화적 분야의 관찰사례연구의 종합적 기록에 가깝다. 처음부터 저자도 그것을 친절하게 말하고 있고. 덴마크와 스웨덴. 살기좋은 국가, 이 말 외에 종교적으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라.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서구에서 한창 진행중인 종교갈등 문제,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애 결혼 지지발언 등. 종교와 신의 구분은 무엇이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종교와 신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책이 편한 이유, 모르는 사회를 어떤 당위명제로 이야기했다면, 어렵고 거부감이 일었을테지만, 그 사람이 그 곳에서 살면서 느낀 그 사회를 보여준다는 것, 그래서, 객관적으로 응시할 수 있어서 괜찮다.

 

     14개월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거주하면서 미국과는 다른 사회분위기에 저자가 의문을 지닌 부분들이 질의응답을 통해 구체화된다. 유아세례, 견진성사, 교회에서의 결혼식, 1년 수입의 1퍼센트 교회세 납부. 이것들이 종교적 확신이나 믿음과 분리된 사회. 그런데, 절망과 사회적 고통이 넘쳐나지 않고 개개인이 사회적 책임을 지면서 공존하는 사회. 아프리카에 불고 있는 근본주의 기독교와 극단적 이슬람과는 거리가 먼 것. 그것에 대해 "문화적 종교"라는 말로 이해한다. p.282-289에 잘 정리되어 있는데, 복잡한 사례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모두 이 정리로 향해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과 종교, 신의 삼각관계. 연구자가 불가지론자 혹은 종교적 정향이 없어서 미국 교회에 대한 시선은 '홍보관' 혹은 기업의 이미지 광고 같은 느낌으로 전개된다.  

 

     신이 넘쳐나는 시대에, 신과 종교에 대해 스스로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